사회 전국

오세훈, 노벨경제학상 로빈슨 교수와 특별대담..."포용적 민주주의 지속해야"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1 10:30

수정 2025.08.21 13:55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길' 대담 통해 견해 공유
"韓 발전 핵심은 '혁신'...'포용적 제도'로 환경 만들어야"
"포퓰리즘 해소하려면 제도의 '실행력' 체감시켜야"
21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제임스 A.로빈슨 교수(오른쪽)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창훈 기자
21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제임스 A.로빈슨 교수(오른쪽)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제임스 A.로빈슨 교수와 ‘국가 성장’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로빈슨 교수는 정치와 경제 성장의 관계, 국가 번영에 대해 연구하며 평소 한국을 ‘성공 모델’로 자주 언급했다.

서울시는 21일 특별 대담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길'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대표 교육복지 정책인 ‘서울런’ 이용 학생과.대학생 멘토 등 현장 참석자 100여명을 비롯해 서울시 유튜브 채널 실시간 생중계를 통해서도 많은 시민이 대담을 지켜봤다.

시카고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 중인 로빈슨 교수는 ‘제도 형성과 국가 번영의 영향에 대한 기여’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대담에 앞서 로빈슨 교수는 테드(TED) 형식 강연으로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의 중요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로빈슨 교수는 "경제학자로서 한국의 놀라운 성장 경험을 보자면 바로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다"며 "혁신이 가능한 인물과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포용적 제도'"라고 강조했다. 특히 "포용적 제도를 지키는 것, 그리고 변화에 맞게 계속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날 미국이 겪는 문제 역시 지난 50년 동안 일어난 세계의 변화에 제도가 적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 시장과 로빈슨 교수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위한 제도’를 중심으로 대담을 나눴다. 오 시장은 로빈슨 교수가 주장한 '번영의 공유' 개념이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정책에도 녹아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적당한 불평등은 경쟁을 자극하는 에너지가 될 수 있지만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는 건강하지도 않고 발전도 어렵다"며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해 사회적 에너지를 되살리는 것이 '약자와의 동행'이 가진 효용"이라고 설명했다.

로빈슨 교수는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많은 정치적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지난 50년간 '공유 번영'이 무너진 데서 비롯됐다"며 "특히 대학에 가지 못했거나 고등학교를 중퇴한 사람들은 생활수준 면에서 크게 뒤쳐졌고, 이는 단순히 소득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고 동감을 표했다.

최근 정치·사회적 주제로 떠오른 포퓰리즘에 대한 대담도 이어졌다. 로빈슨 교수는 "정치학차 사무엘 헌팅턴에 따르면 민주주의 파도처럼 확산되면 30~40년 뒤에는 역류가 찾아오는데 그 사이 찾아오는 실망을 포퓰리즘이 채우게 된다"며 "민주주의의 실행력을 높이고 실제로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포퓰리즘에 가장 좋은 해독제"라고 분석했다.

오 시장은 "사실 저는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 인기영합적인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문제는 정도다. 집권 후에 미래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정책을 내놓고 그것을 성의로 포장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빈슨 교수는 오는 12월, 서울시가 개최하는 ‘2025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도 기조연사로 참석한다.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기제, 디딤돌소득'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오랫동안 도시와 국가 번영의 길을 좇아오는 과정에서 로빈슨 교수님의 저서로부터 얻은 깊은 통찰은 서울시 약자 동행 정책의 밑거름이 됐다”며 “오늘 대담이 저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에게 새로운 통찰과 감동을 주는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하며 지속가능한 국가 번영의 이정표가 되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