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정직’ 특검이냐 ‘정치’ 특검이냐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1 18:06

수정 2025.08.21 18:06

정경수 사회부 기자
정경수 사회부 기자
결국 '핵심 피의자'이자 특검 출범의 이유인 김건희 여사가 구속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 시절 'V0'로 불리며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았던 권력 최정점이 각종 의혹을 남기고 포토라인에 섰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법원은 김 여사에 대한 구속을 인정했다.

현재까지 특검팀의 수사는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김 여사를 비롯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집사' 김예성씨 등 핵심 피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여사 구속 성공으로 누군가는 축포를 터뜨릴 수 있겠지만, 특검 수사는 이제 시작이다. 밝혀내고 입증해야 할 혐의만 16가지고, 인지 사건까지 하면 그 이상이 된다. 연장을 해도 3개월 내에 모든 수사를 끝내야 한다.

수사를 끝내야 하는 입장에서 특검팀은 강제수사와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연이은 압수수색과 피의자 소환조사, 구속영장 청구 등 전방위 압박으로 김 여사의 목에 칼을 겨누는 형국이다.

특검팀은 국민적 의혹을 수사하는 집단이다. '공천 개입 의혹' 등 정치권뿐만 아니라 '주가조작 의혹' 등 민생범죄와도 직결돼 있다. 앞으로 특검 수사는 더 과격해지고 강해지며 압박을 높일 것이다.

속도를 내는 것은 좋지만 결국 특검은 '정직'한 수사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특검의 역사는 늘 '정치' 특검이라는 저항을 받았다. '강압수사'와 '봐주기 수사' 사이에서 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결국 아슬한 줄타기를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정직'한 수사다.

윤 전 대통령이 속옷을 입고 저항한다는 브리핑으로 특검팀은 한 차례 곤혹스러운 상황이 있었다. 지금은 피고인들과 기싸움할 시간이 아니라 수사에 매진할 시기다. 수사 외적으로 관심을 돌리려 할수록 특검팀의 성과는 '정치' 특검으로 귀결될 것이다. 검찰 그 자체였던 윤 전 대통령도 특검 수사에 협조하며 법치주의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무의미한 싸움과 악마화는 보는 사람을 피로하게 만든다.


국민들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초유의 3특검을 직면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벌써부터 '강압적 수사'와 '적절한 수사'라는 중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 특검이 눈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국민들의 지지로 출범해 세금으로 운영되는 특검인 만큼 '정치' 특검보다 '정직' 특검으로 기억돼야만 할 것이다.

theknight@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