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석화 금리 깎아준 은행, 충당금 부담 덜어준다 [석유화학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1 18:15

수정 2025.08.21 18:15

금융위, 구조조정 참여 독려
은행권 연말까지 여신 회수 않기로
금융위 "은행 채무평가 예외 적용
원칙 지키지만 경직될 필요는 없어"
금융위원회가 은행의 석유화학기업 금융 지원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채권을 대부분 들고 있는 은행권에서 연말까지 기존 여신을 회수하지 않는 대신 당국도 규제를 완화해주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석화업계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이 석화기업 여신의 원금을 5% 이상 감면하거나 대출이자를 줄일 때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예외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이 관련 요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원론적 차원의 답변일 뿐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간담회'에서 은행의 채무평가 예외 적용과 관련, "적극적으로 원칙을 훼손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경직적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금융위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 14층 중회의실에서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산업·기업·수출입은행은 물론 보스턴컨설팅그룹,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NICE신용평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석화업계 구조조정에 참여한 은행들은 여신 만기연장, 금리인하, 추가 자금 투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은행과 신청기업에 따라 사정이 다르겠지만 추가 금리인하와 대출 원금 감면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충당금을 쌓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회의에서 규제완화를 검토하겠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전했다.

권 부위원장은 "최근에도 태영건설을 정리한 바 있는데 그 모델에 성공의 열쇠가 있다"면서 "원칙은 선(先)자구노력, 후(後)채권단의 협조다.
유기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진행돼야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은 석화업계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동시에 대주주의 자구노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석화산업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기초화학물질 분야, 즉 업스트림 분야에서 문제가 많다"면서 "신속하게 구조조정하고 지원해야 일부 회사가 도태되지 않을 텐데 모든 금융기관이 채권금액도 다르고, 유불리가 다른 만큼 협의체가 잘 조율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