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국내 매출 넘어선 이후 꾸준히 상승
북미 발판 삼아 중앙아시아·중남미·유럽 공략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경동나비엔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등 대내외 변수에도 꾸준히 덩치를 키우는 중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3.7% 증가한 512억원이다. 상반기 누적 매출(7575억원)도 작년(6308억원)보다 20.1% 상승했다.
지속 성장에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이 큰 몫을 하고 있다.
2020년 57.6%(5032억원)였던 해외 매출 비중은 2021년 64.1%(7075억원), 2022년 66.6%(7732억원), 2023년 8145억원(67.6%), 2024년 69.6%(9423억원)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 국내 매출을 넘어선 후 한 번도 꺾이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69.7%인 5286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이같은 성과에는 '콘덴싱'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생활환경과 인프라를 고려한 현지화 노력이 깔려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북미에서는 온수 품질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사용은 절감하는 ‘콘덴싱온수기’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와 유통업자의 특성도 고려했다. 콘덴싱 온수기에만 적용할 수 있는 ‘강화 플라스틱 연도’를 통해 설치업자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버려지는 열을 한 번 더 흡수해 배기가스의 온도가 낮은 콘덴싱의 차별점을 활용한 전략 덕분에 소비자는 가스비를 절감하고, 설치업자는 편의성과 마진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가 구축됐다.
경동나비엔은 북미를 발판 삼아 글로벌 HVAC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올해는 인버터 압축기를 적용한 고효율 ‘히트펌프’를 출시했다. 전기를 이용해 공기, 땅, 물로부터 열을 흡수한 뒤 냉난방에 활용하는 히트펌프는 콘덴싱보일러와 함께 친환경 냉난방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이를 난방 제품인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와 연계해 북미 고객 맞춤형 통합 냉난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한 온수기 ‘HPWH(Heat Pump Water Heater)’도 새롭게 선보인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에어컨까지 준비 중이다. 콘덴싱 에어컨은 열교환기에 물을 분사해 증발할 때 열을 흡수하는 원리를 활용, 기존 시스템 대비 에너지 절감 및 전력 사용량 감소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에 적용될 신냉매 ‘R454B’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냉매 ‘R410A’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70% 이상 낮고,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 또한 우수하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북미에서 입지를 확실히 다진 경동나비엔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카자흐스탄 보일러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우즈베키스탄 법인인 설립 2년 만인 지난해 톱3 진입에 성공했다. 전체 보일러 시장이 연간 30~35만대로 추정되는 중앙아시아는 정부 주도 인프라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멕시코법인을 통한 중남미 시장과 탄소중립의 선봉인 유럽 공략에도 매진 중이다. 올해 상반기 영국에 공기열 히트펌프 신제품을 출시한 경동나비엔은 수소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영국에서 판매 중인 콘덴싱 가스보일러는 이미 ‘수소 레디 인증’을 받았다. 이는 수소가 20% 혼입된 도시가스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제품만 통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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