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李 "이시바 위해 韓 라면 다 가져오려다 포기"…친교만찬 웃음꽃(종합)

뉴스1

입력 2025.08.24 11:01

수정 2025.08.24 11:19

(도쿄=뉴스1) 심언기 기자 = 17년 만에 문서로 합의된 '이재명-이시바 공동발표문'을 내놓은 한일 정상이 친교 만찬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최애' 메뉴인 '이시바식 카레'를 만찬 메뉴로 내놓고, 이재명 대통령 고향의 대표주 명주인 '안동소주'와 '안동찜닭'을 준비하는 성의를 보였다. 공식 친교만찬 이후엔 양 정상 부부가 별도의 친교 시간도 가지며 우의를 다졌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 정상은 전날 한일 정상회담 후 2시간가량 공식 친교만찬을 진행했다. '대학 4년간 카레만 먹었다'고 밝힐 정도로 카레를 즐기는 이시바 총리는 인터넷에 레시피가 알려진 '이시바式(식) 카레'를 만찬 메뉴로 제공했다고 한다.



일본 측은 우리 전통주인 '안동소주'와 이시바 총리의 고향산 돗토리현 맥주를 나란히 배치하며 양국 화합 메시지에도 신경쓴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안동찜닭'을 비롯해 장어구이 위에 김치를 고명으로 얹은 '한국식 장어구이' 등 다양한 한식 해산물 요리도 준비했다. 이 대통령 선호 과일도 사전 파악해 '오카야마산 백도'도 후식 메뉴로 제공됐다.

이 대통령은 이에 "(당시 일본의 유명 걸그룹인)캔디즈의 노래를 들으며 카레를 먹는 청년 이시바 총리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이시바 총리가 한국 라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출시된 모든 라면을 다 가져오려고 했지만 부피가 너무 커서 포기했다"고 화답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만찬에서 양 정상은 정치인 가족으로서의 애환, 대중과 소통하는 SNS 방식, 업무 스타일 등에 관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시바 총리는 공식 친교만찬 후 별도의 다다미방으로 이 대통령 내외를 초대해 식후주를 곁들여 친분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바 총리가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보내는 문자에 답장을 하느라 너무 바쁘다. 잠을 못 잔다"고 토로하자, 이 대통령은 "나도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지만, 난 주로 일을 시키는 편"이라고 말해 웃음꽃이 폈다.


또한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자전적 대담집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의 일본어 번역본에 서명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교 만찬장에는 우리 측에서 위성락 실장 등 주요 참모진이 참석했고, 일본 측에서는 이와야 다케시 외무대신, 나카타니 겐 방위성 방위대신, 다치부나 게이이치로 관방부 장관, 나가시마 아키히사 총리 안보보좌관 등 이시바 측근 정치인·관료들이 대거 배석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일본 측이 만찬을 통해 한국을 배려하려는 여러 모습이 관찰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