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출시한 '더 뉴 아우디 A6 e-트론' 직접 주행
전기차 같지 않은 부드러운 주행감, 에어서스펜션 탑재도
공식 인증은 469㎞지만 실제 주행가능거리 600㎞ 이상
각종 첨단 기능 탑재...'차로 중앙 유지' 기능 빠진 것은 아쉬워
[파이낸셜뉴스] "아우디 본사에서도 한국을 전략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더 뉴 아우디 A6 e-트론(A6 e-트론)'은 국내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지난 21일 취재진과 만나 A6 e-트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A6 e-트론은 올해 역대급 신차 출시를 이어가고 있는 아우디코리아가 이달 선보인 프리미엄 전기 세단이다. 프리미엄 세단을 표방하는 만큼, 가격은 1억원 수준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전기차 맞아?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감
A6 e-트론이 내세우는 프리미엄함이 가장 뚜렷하게 느껴졌던 부분은 주행감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기차 치고 나가는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민첩하게 차가 나간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어도 전기차 특유의 급감속이나 울컥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전기차의 장점인 정숙함을 극대화해 상당히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AR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앞 유리창을 통해 내비게이션이나 차간 거리 등을 증강현실로 표현해 주는 것도 편리하게 다가왔다.
노면 충격 흡수능력과 코너링도 성능은 준수한 편이다. 램프 구간에서도 차체의 쏠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이 차에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됐는데, 차량의 주행상태에 따라 4가지로 지상고를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주행 성능은 물론, 전기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행가능 거리도 만족스러웠다. 이날 주행 과정에서 평균 전비는 1㎞ 당 4.6㎞h 를 기록했다. 주행 후 차량의 배터리 잔량은 약 55%가 남아있었는데, 303㎞를 더 갈 수 있다고 표시됐다. 이 차의 국내 공식 인증 기록은 복합 기준 469㎞이지만, 실제 항속거리는 600㎞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어지간한 장거리 주행에도 충전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는 셈이다.
A6 e-트론은 작지 않은 차급임에도 불구하고 아우디 역사상 최저인 0.21Cd의 공기저항계수를 실현한 차량이다. 테슬라 '모델3(0.219Cd)'보다 더 낮고, 현대자동차의 모델 중 역대 최저 공력계수를 달성한 '아이오닉6(0.21Cd)'와 같다. 여기에 A6 e-트론에는 CATL의 100㎾h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됐다. 공기저항도 적은데 대형차급에나 탑재되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으니 멀리 달릴 수밖에 없다.
화려한 조명과 각종 첨단사양 눈길…패밀리카로 제격
외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막혀 있는 육각형의 그릴이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다소 강하게 느껴졌다. 옆 라인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선형의 곡선이 두드러진다.
내부에는 첨단의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운전석에 앉으면 11.9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연결된 것이 우선 눈에 띈다. 특히 조수석에도 10.9인치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어 경로나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화각이 넓어 생각보다 편리했다. 옆 차선뿐 아니라 바로 뒤에 오는 차량의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역시 일반 사이드미러와 대비해 공기저항을 줄여 7㎞ 정도 더 달릴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자식 룸미러가 들어가지 않은 점은 아쉽다. 차량의 디자인 때문인지 일반 룸미러로 리어 윈도우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후방 시야가 제한적이어서다.
'조명 맛집' 답게 차량 내외부에 걸쳐 화려한 조명도 눈길을 끈다. 이날 탑승한 S-라인 트림부터는 아우디 최초로 일루미네이티드 아우디 링이 적용됐는데, 터널이나 주차장 등 어두운 곳에 차가 들어가면, 후면의 아우디 로고가 붉게 빛난다. 이 옵션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하다. 차량 내부에는 우측 깜빡이를 켜면 대시보드 오른쪽에 녹색 조명이 켜지고,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색이 바뀌는 등 라이트의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스위처블 파노라믹 루프는 원하는 부위별로 천장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게 느껴졌다. 운전석까지만 천장을 투명하게 만들고 2열부턴 해가 들어오지 않도록 만들 수 있는 식이다.
가장 아쉽게 다가온 것은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A6 e-트론에는 차선 이탈 방지 기능은 있지만, 차가 차로의 중심에 달릴 수 있도록 잡아주는 기능은 빠져있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 크루즈 기능을 작동하더라도,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 외에 조향은 상시 개입해야 했다.
종합했을 때 A6 e-트론은 고급 세단과 퍼포먼스 차량의 교집합을 구현한 것으로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일상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스포티함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넓은 공간감과 높은 주행거리, 정숙성, 주행감에서 '패밀리카'로도 고려해 볼만하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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