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감보아 등판에도 연패 끊기 번번히 무산
오늘 지면 5위권에서도 벗어나... 절박해진 상황
벨라스케즈 vs 이준혁... 오늘은 연패를 끊을 수 있을까
오늘 지면 5위권에서도 벗어나... 절박해진 상황
벨라스케즈 vs 이준혁... 오늘은 연패를 끊을 수 있을까
[파이낸셜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끝내 12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2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롯데는 한때 리드를 잡고도 수비 실책과 흔들린 제구 속에 1-4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NC에 4위를 내주고, kt wiz와 나란히 공동 5위로 추락했다. 2003년 7월 15연패 이후 22년 만에 다시 찾아온 최악의 연패다.
거인 군단의 방망이는 여전히 침묵했다.
5회말, 선발 알렉 감보아는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과 안타를 연이어 허용했다. 무사 만루에서 박건우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은 뒤, 내야 송구 실책이 겹치면서 승부는 급격히 기울었다. 감보아의 투구도, 내야진의 집중력도 모두 무너져내린 순간이었다. 그 결과는 1-4 패배, 그리고 12연패였다.
롯데가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기회는 분명 있었다. 8월 17일, 7-3 리드 상황에서도 끝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김영웅에게 김원중이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21일 잠실 LG전에서는 6-0 리드를 날리며 무승부로 끊어낼 기회를 놓쳤다. 22일에는 에이스 감보아와 김녹원과의 맞대결에서도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결국 연패는 오늘로 12경기까지 이어졌다. 연승은 못 하더라도, 반드시 막아내야 할 경기들을 놓쳤다는 점에서 팬들의 상실감은 더 크다. “할 수 있었는데 못 했다”는 패배가 반복되고 있다.
오늘(24일) 선발은 벨라스케즈다. 상대는 통산 1승 1패, 올 시즌 롯데전에서 1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는 이준혁. 라일리의 등판 차례였지만, 이호준 감독은 이준혁에게 기회를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롯데에게는 행운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분명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매치업이다. 하지만 최근 롯데의 흐름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있는 팬은 없다.
만약 오늘마저 패한다면, 롯데는 승률이 5할로 떨어지게 되고,하위권 추락이 현실이 된다. 전반기에 쌓아올린 모든 것을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꼴이다. 벨라스케즈의 어깨가 유난히 무겁게 보이는 이유다.
12연패. 이 숫자는 단순한 패배의 나열이 아니다. 2003년, 팬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악몽을 남겼던 15연패가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다. 다음주는 롯데의 4강싸움 라이벌 kt와의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롯데는 지금, 가을야구의 문턱을 두드리기는커녕 하위권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김태형 감독이 강조하던 “뒷심”은 연패 속에 자취를 감췄다. 이제는 자존심의 문제다. 오늘, 벨라스케즈가 반드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
팬들은 다시 묻는다. “과연 거인 군단은 이 지독한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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