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베트남발 직항 늘리고 화주 밀착마크… HMM 수출실적 견인" [한·베 협력, 해운이 노 젓는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4 18:27

수정 2025.08.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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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HMM
주당 수출 물량 3년새 49% 급증
운송품질 개선·세일즈 전략 주효
아마존 등 美대형 장기계약 결실
유럽 직항 서비스로 점유율 확장
"환적 의존 낮추고 운송시간 감축"
HMM 베트남 법인 임직원들이 HMM 르아브르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HMM 제공
HMM 베트남 법인 임직원들이 HMM 르아브르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HMM 제공
서동환 HMM베트남 법인장. 사진=강구귀 기자
서동환 HMM베트남 법인장. 사진=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호찌민(베트남)=강구귀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이 베트남에서 글로벌 화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해상 운송에 문제가 생기는 즉시 통보하는 것을 넘어서 해결책까지 제시하며, 화주들을 밀착 마크한 것이 주효했다. 덕분에 베트남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아마존, 타깃스토어, 홈데포 등 미국 대형 장기계약 화주들과 협력을 한층 공고히 했다. 유럽계 선사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K-영업의 진심이 통한 부분이다.

■수출 성장률 11→24% '퀀텀점프'

24일 서동환 HMM 베트남 법인장은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베트남 법인 전 직원 80여명(호찌민 55명, 하노이 및 하이퐁 22명, 다낭 3명) 중 30여명을 서비스 및 세일즈에 투입, 화주를 밀착 관리한다"며 "배가 늦게 오거나 결항이 있을 땐 바로 알리고, 화주를 만날때마다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은 '운송 품질'이다"고 밝혔다.

이어 "화주가 운임을 주고 HMM이 운송을 약속했으면 이를 지키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당초 HMM 베트남 법인은 대형 장기계약 화주 비중이 높지 않았다. 서 법인장은 대형 장기계약 화주를 유치하기 위해 신뢰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서 법인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미주향 아마존, 타깃스토어, 홈데포 등 리테일러들과 장기 협력을 확대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베트남 현지 화주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을 통해 미국에 수출하기 원하는 중국계 포워더(물류주선업자)까지 HMM에 손을 내밀고 있다.

HMM 베트남 법인의 주당 수출 물량 규모는 2022년 2750TEU에서 2025년 상반기 4100TEU 수준으로 3년 사이에 약 49%나 급증했다. 수출 기준 물량 성장률은 전년 대비 2023년 11%, 2024년 9%, 올해 상반기 24%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 같은 성장에는 미주향 물량 증가가 주된 역할을 했다. 주당 4000TEU 공급 중 미주 향 물량 비중이 64~65%에 달한다. 미주 영업만 12~13년을 했던 서 법인장의 경험도 HMM 베트남 법인의 성장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덕분에 HMM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HMM 내 최고 권위인 '프라이드 오브 HMM'상을 거머쥐었다. 베트남발 물량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베트남 내 하노이, 하이퐁을 경유하는 물량이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현재 물량 비중도 25%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미 HMM 베트남 법인의 미주 5개 서비스 중 3개는 하이퐁을 경유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며, 남베트남 공장 공간이 포화돼 북베트남쪽에 공장을 만드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그동안 리버포트들이 난립했는데, 딥시포트들이 생겨나며 향후 미주·유럽으로 직항 서비스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북남미도 연결… 아메리카 전역이 무대

HMM은 베트남과 남미도 연결고리 역할도 주도하고 있다. 미주 대륙 비중이 높은 것을 고려하면 아메리카 대륙 전체로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HMM이 2024년부터 도입한 FIL(부산신항-상하이-링보-쇼코우-싱가포르-인도 카투팔리-브라질 산토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노선에는 HMM 소속 환적(TS) 물량 선박 12척을 투입했다.


서 법인장은 "싱가포르에서의 환적 물량 증대가 필요해진 상황에서, 베트남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치민, 하이퐁에서의 미국, 유럽 지역으로의 직항 서비스를 제공해 운송 시간을 단축하고 환적 의존도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있다"며 "베트남법인은 HMM 동남아지역 처리 물량 1위 법인으로서 미주, 유럽, 남미향 서비스 등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