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팩 제조 ‘한국엘에프피’
장애인 전동휠체어용 배터리 개발
안전 앞세워 의료기기 배터리 1위
관리 시스템 SBMS 독자 개발로
초기 화재까지 잡아 ‘CES 혁신상’
장애인 전동휠체어용 배터리 개발
안전 앞세워 의료기기 배터리 1위
관리 시스템 SBMS 독자 개발로
초기 화재까지 잡아 ‘CES 혁신상’
한국엘에프피 황동근 대표는 24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최근 '48V 모빌리티 전용 배터리'와 '트럭 시동용 배터리'를 개발해 6개월간의 주행 테스트를 끝마치고 출시했다고 밝혔다.
한국엘에프피는 기존 리튬 배터리가 갖고 있는 열 폭주 위험성을 낮춘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 관련 기술 개발·제조기업이다. 2018년, 한국엘에프피의 전신인 장수배터리 브랜드로 대한민국 최초의 장애인 전동휠체어용 LFP 배터리팩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LFP는 기존 전지에 비해 열 폭주 위험이 거의 없고 내구성이 더 뛰어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간 국내에서는 LFP 배터리팩을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대부분 중국산 제품에 의존해 온 바 있다.
이에 배터리 업계 전문가로 활동하던 황 대표는 지난 2016년부터 LFP 배터리 국산화 연구개발에 돌입해, 2018년 장수배터리 브랜드를 설립했다. 동력용 배터리와 전력용 배터리를 개발한 장수배터리는 그해 12V 30Ah(시간당 암페어 공급량), 12V 40Ah, 12V 55Ah을 출시했다.
이후 배터리팩 제조기기를 들이고 자사 공장 및 연구소를 설립한 장수배터리는 2022년 3월 ㈜한국엘에프피 법인을 출범해 본격적인 이차전지 신기술 개발에 나섰다. 부산에 위치한 만큼 지역 특화 제품으로 해양, 물류 환경에 최적화한 배터리 기술도 설계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전동보장구용 배터리팩이 꼽힌다. 기존 전동보장구의 납산배터리는 교체 주기가 짧은 반면 충전 시간이 길다는 불편함이 있으나, 이를 보완해 장시간 사용에도 일정한 출력을 유지하도록 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황 대표는 "많은 배터리 기업들이 에너지 밀도나 가격 경쟁력을 강조할 때 저희는 안전성과 수명이란 두 가지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안전하고 오래 가는 배터리를 위한 기술 개발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고 있다"며 "또 전국 70여곳의 장수배터리 취급점을 통해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게 유지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 밀착형 지원 등도 저희만의 차별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한국엘에프피는 자체 설계한 배터리 관리체계(BMS)를 통해 전지의 과충전, 완전방전, 이상온도 등의 보호 기능을 구현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 기존 납산 배터리와 같은 규격에 더 큰 용량을 구현하는 데에도 성공해 국내 의료기기 배터리 분야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엘에프피는 만약의 화재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초기 화재 상태 감지 기술을 결합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 'SBMS'도 개발했다. 이는 정부부처의 인정도 받은 기술로, 상용화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과제에 연이어 선정되기도 했다.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한 SBMS 시스템은 'FIX 2024 이노베이션 어워즈'에서 모빌리티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며 세계에 기술력을 드러냈다. 이어 미국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지속가능성 에너지·전력'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며 해외 투자자들의 이목도 끌었다.
그는 "현재까지 시장에 없는 기술을 실현하려는 뚜렷한 목표와 함께 짧은 기간 내 시제품에서 양산까지 이어간 추진력이 이 기술의 가능성을 세계에 입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엘에프피의 성장에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부산본부 등 기관들의 물밑 지원이 있었다. 황 대표에 따르면 연구개발특구는 제품 사업화 과정 전반에서 시제품 제작, 특허 컨설팅, 실증 아이디어 검증(PoC), 전시회 참가기회 제공 등 다방면으로 시장 진출을 도왔다.
황 대표는 "배터리는 폭발과 화재 위험이 있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이에 우리는 단기적으로 국내 전동모빌리티 등 시장에서 '배터리 안전'의 표준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해양, 물류, 재난안전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세계 시장에서도 안전 기술로 신뢰받는 'K 배터리' 대표 기업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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