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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오픈런에 실패하셨나요"…케데헌 열풍 속 '호작도' 굿즈까지 [쓸만한 이슈]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5 15:39

수정 2025.08.25 15:38

전남 민화뮤지엄 아트샵, '굿즈모음전'…제품 구성에 호작도 추가
스타벅스 지난해 내놓은 호작도 MD…외국인 찾는 매장 앞 전시
유튜브에는 케데헌 캐릭터로 민화그리기·무드등 만들기 콘텐츠
민화작가 김미연씨가 케데헌 속 더피와 서씨를 민화 ‘호작도’로 재해석해 유튜브 채널인 ‘면아트’에 공개한 그림. /사진=유튜브 '면아트' 캡처
민화작가 김미연씨가 케데헌 속 더피와 서씨를 민화 ‘호작도’로 재해석해 유튜브 채널인 ‘면아트’에 공개한 그림. /사진=유튜브 '면아트' 캡처

[파이낸셜뉴스] ‘K팝'과 '퇴마 액션’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결합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작품 속 ‘신스틸러’인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의 인기 역시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더피와 서씨의 탄생에 영감을 준 민화 '호작도' 관련 굿즈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호작도 굿즈의 수요는 국립중앙박물관을 통해 확인됐다. '2024 뮷즈 공모 선정작'으로 케데헌이 공개되기 전에 문화상품으로 내놓은 '까치 호랑이 배지'는 케데헌과 함께 수요가 급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뮷즈샵에서 판매하는 '까치 호랑이 배지'. 10차 예약판매가 완료돼 내년 1월에나 구매할 수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뮷즈 홈페이지
국립중앙박물관 뮷즈샵에서 판매하는 '까치 호랑이 배지'. 10차 예약판매가 완료돼 내년 1월에나 구매할 수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뮷즈 홈페이지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간 월평균 60여개가 팔리던 게 박물관 오픈런 현상까지 유발하면서 지난 7월 한 달간 3만8104개가 팔리며 매출 5억원을 넘겼다.



여기에 10차 예약판매까지 완료했고 내년 1월이 돼야 구매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구매가 어려워지면서 최근 호작도 굿즈를 찾는 수요층이 새로운 구매처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호작도 굿즈, 여기도 있습니다

민화 ‘호작도’ 속 호랑이와 까치는 조선시대 신분 사회의 갈등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권력자인 호랑이가 민초를 상징하는 까치에게 쩔쩔매는 모습으로 묘사돼 사회적 불평등을 해학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호랑이는 불운을 막고 까치는 행운을 기원하며 복을 부르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케데헌을 만든 메기 강 감독은 캐릭터 디자인 작업 후기에서 “민화의 호랑이 디자인이 유독 재미있어 민화 호랑이 컬렉션 폴더를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메기 강 감독의 마음까지 훔칠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가 담긴 민화다 보니 호작도는 케데헌이 나오기 전부터 굿즈 디자인의 아이디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남 강진의 한국민화뮤지엄은 '까치 호랑이 작호도 굿즈 모음전'을 시작했다. /사진=한국민화뮤지엄 홈페이지, 율아트 캡처
전남 강진의 한국민화뮤지엄은 '까치 호랑이 작호도 굿즈 모음전'을 시작했다. /사진=한국민화뮤지엄 홈페이지, 율아트 캡처

전남 강진의 한국민화뮤지엄의 공식 아트샵인 율아트는 '까치 호랑이 작호도 굿즈 모음전'을 시작했다.

기존에 나왔던 '까치호랑이뱃지'와 '호작도 아크릴 스탠드'는 물론 일월오봉도, 책거리도 등으로 구성한 '민화돈봉투' 구성에 작호도를 2종 추가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박물관을 찾았다가 뱃지가 모두 품절돼 온라인 샵에 있더니 다행이 물량이 있어서 바로 구매했다"며 "아이들 가방에 달아주니 너무 좋아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도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와 ‘2023년~2024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10대 명소 매장 소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내놓은 호작도 MD상품을 최근 매장 앞에 다시 꺼냈다.

스타벅스 '국립중앙의료원' 매장에 설치된 '호작도 굿즈' 테이블. /사진=서윤경 기자
스타벅스 '국립중앙의료원' 매장에 설치된 '호작도 굿즈' 테이블. /사진=서윤경 기자

지난 24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 스타벅스 매장에는 입구에 아예 '호작도 MD'를 전시했다.

매장에서 만난 엠마 얀(28)은 "한국에 사는 친구의 설명을 듣고 케데헌에 나온 호랑이랑 까치의 기원을 알게 됐다"면서 "한국에 여행 와서 기념품을 뭘 살까 고민했는데 이왕이면 케데헌 이야기까지 담긴 굿즈를 살 수 있게 돼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케데헌을 통해 호작도를 비롯해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도가 높아진 데 주목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1월에 이어 이달 국립중앙박물관과 손잡고 굿즈를 선보였다"며 "이달에는 대표 전시 공간인 '사유의 방'에서 영감을 얻어 굿즈 7종을 선보였는데, 출시 일주일도 안 돼 75% 이상 판매됐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이 많이 몰리는 상권의 일부 매장엔 이미 선보인 '호작도' 굿즈 등 관련 상품들이 눈에 잘 띄도록 모음진열 하는 등 시인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굿즈 없으면 직접 만들기

민화작가 김미연씨는 최근 더피와 서씨를 민화 ‘호작도’로 재해석한 그림을 SNS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면아트’에 공개한 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김씨는 "호랑이 더피가 인기 많아 굿즈를 기다리는 분이 많은데 굿즈가 없다면 민화를 그려봐도 좋을 듯 하다"며 민화로 더피와 서씨를 그리는 모습을 소개했다. 영상 숏츠는 올린 지 한 달 만에 조회수 85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3D펜으로 만든 호작도 무드등. /사진=유튜브 '사나고' 캡처
3D펜으로 만든 호작도 무드등. /사진=유튜브 '사나고' 캡처

유튜브 '사나고' 채널에선 3D펜을 이용해 더피와 서씨로 무드등을 만들어 선보이기도 했다. 3D펜은 펜으로 그리듯 3D 조형물을 만들 수 있다.
이 영상은 댓글만 3800여개가 넘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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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