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조짐 보이지 않는 러시아-우크라 정상회담... 러, '안건 있어야 만나'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5 14:53

수정 2025.08.26 09:51

24일(현지시간) 독립 34주년을 맞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시민들이 2차 세계 대전에서 사용됐던 T-34 전차 위에 올라 앉아있다.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독립 34주년을 맞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시민들이 2차 세계 대전에서 사용됐던 T-34 전차 위에 올라 앉아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열린 미-러 정상 회담과 사흘뒤 미 백악관에서 열린 주요 서방국과 우크라이나 정상들의 회의 이후 기대됐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 회담이 이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안건을 마련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라브로프 장관은 NBC 뉴스 대담 프로그램인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의 안건 부족을 이유로 조만간 정상회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안건을 준비하면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에서는 우크라-러시아 정상회담 개최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으며 지난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서방 국가 정상들이 참석한 회담에서 급하게 제안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회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촉구하고 주선 작업에 들어갔다며 장소는 추후에 정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브로프는 또 이날 인터뷰에서 앵커리지 정상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안보 문제가 논의됐으며 안전 보장에 유엔 안보리 소속 국가들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 당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튀르키예 이스탄불 회의에서 논의됐던 유엔 안보리 5개 상임 이사국으로부터 안전 보장을 받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영세 중립국이 되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론한 사실도 밝혔다.

라브로프는 독일과 튀르키예, 기타 다른 국가들도 안전 보장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중립국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비핵화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어느 군사 동맹에도 가입하지 않는 조건을 내세웠다.

이밖에 우크라이나와 영토 문제 협상이 필요하며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에 대한 보호도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인정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는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것”이라며 우크라 정부가 테러 분자와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같은 프로그램에 별도로 출연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전쟁을 끝내는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낙관했다.

밴스 부통령은 “최근 수주 동안 양국이 중대한 양보를 하는 것을 봤다”라며 “열정적인 외교로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직접 협상을 어떻게 유도할 것이냐는 질문에 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인 인도에 대한 세컨더리 관세 부과 같은 공격적인 경제 지렛대를 사용하는 것을 한 예로 들었다.

또 전후 평화 협정 유지를 위해 미국은 지상군을 우크라이나에 보내지 않겠으나 안전 보장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협상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양국은 우크라이나 독립 34주년인 이날 드론을 이용한 공격을 이어갔다.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의 원자력 발전소가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나 신속하게 진화됐으며 부상자는 없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번 공격에 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레닌그라드의 연료 수출 터미널도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며 현지 정부는 우크라이나 드론 약 10대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드론 72대와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이중 48대를 격추 또는 전파 교란으로 마비시켰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