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학개미가 코인에서 반도체·AI(인공지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이달 초까지 코인 관련주가 서학개미 순매수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근 일주일 동안 반도체와 AI 종목으로 매수세가 쏠리는 모양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미국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SOXL)'로 총 2억7605만달러(약 3727억원)를 사들였다. 이 밖에도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6963만달러·3위), AI 데이터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2배 레버리지 ETF(5790만 달러·4위) 등 반도체와 AI 관련주 총 여섯 종목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코인 관련주는 톱10 중 2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부터 8월초까지 서학개미의 코인 선호가 이어졌다. 지난 6월엔 스테이블코인USDC(USD코인) 발행사인 '써클 인터넷'을 6억397만 달러(약 8154억원)를 순매수하며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려뒀고 상위 10개 중 4개를 코인 관련주가 차지했다. 7월에도 비트마인을 2억4165만 달러(3262억원)를 사들이며 순매수 1위에 위치시켰고, 1일부터 16일까지는 비트마인과 코인베이스가 순매수 2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인 관련주 순매수세가 줄어든 데에는 '금리 인하 신중론'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경제 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비트코인 1개 가격이 11만달러 초반대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최근 반도체 업종 선호가 강화된 것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AI 수요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린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AI 활용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클라우드 기업들의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이는 업종 전반의 성장 전망을 지지하고 있다. 여기에 잭슨홀 미팅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되면서 성장주 전반으로 자금이 유입됐고, 대표적인 성장 업종인 반도체가 투자자들의 ‘선택지’로 부각된 것이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잭슨홀을 앞두고 신중론을 유지했던 시장은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랠리를 재개했고, AI 버블론으로 부진했던 정보기술 업종도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며 “다만 잭슨홀 이후에는 엔비디아 실적과 7월 PCE 발표가 향방을 가를 변수로, 단기 반등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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