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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銀, 부실채권 7조 육박… 상생 압박 속 좌불안석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5 18:47

수정 2025.08.26 08:19

6조8912억…작년보다 9.5% 늘어
기업은행 4조3539억으로 26% ↑
중기 경영악화로 건전성 개선 미흡
국책銀, 부실채권 7조 육박… 상생 압박 속 좌불안석
국내 3개 국책은행 부실채권 규모가 7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IBK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의 올해 1·4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6조891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점(6조2935억원)과 비교하면 9.50%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정상, 요주의보다 아래인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3개 단계의 대출을 묶어 이르는 말로 흔히 부실채권으로 불린다.

은행별로 보면 기업은행이 4조3539억원으로 1년 전(3조4391억원)보다 26.60% 급증했다.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이 기간 1.12%에서 1.34%로 0.22%p 상승했다.

수출입은행의 1·4분기 말 고정이하여신은 1조3371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202억원) 대비 1.28% 늘었다. 산업은행(1조2002억원)은 1년 전에 비해 줄었지만 지난해 3·4분기 말(1조1413억원) 이후 2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이는 경기 변동 대응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3개 국책은행의 1·4분기 말 기업유형별 고정이하여신을 보면 중소기업이 4조5342억원으로 대기업(2조305억원)의 2배를 웃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내수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데다 미국의 관세 폭탄과 같은 대외변수까지 겹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이는 대출의 부실화를 부추길 수 있다.

더구나 이재명 정부가 금융권을 향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관련 여신에 대한 압박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국책은행들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중소기업 대상 정책금융을 확대하면서도 자산건전성까지 챙겨야 하는 입장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1·4분기 말 기업은행(1.34%), 수출입은행(0.97%), 산업은행(0.62%) 등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국내은행 평균(0.6%)보다 높은 수준이다.


자산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봐도 국책은행 평균은 12.8%로, 5대 시중은행 평균(15.7%)보다 3%p 가까이 낮다. CET1은 중소기업 대출 증가에 따라 위험가중자산(RWA)이 늘면 하락하는 지표로, 양자는 통상 반대 방향으로 커진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 2014년 이후 시중은행들은 신규부실 감소 및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등으로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반면, (기업은행 등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재무안정성 저하 등으로 건전성 개선이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