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홈런으로 2위인 KIA 위즈덤 10개 차로 따돌려
한 시즌 50홈런은 2015년 박병호가 마지막 기록
시즌 초반부터 줄곧 홈런 선두를 달리던 디아즈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40홈런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3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디아즈는 키움 선발 김연주의 3구째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노려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22일 키움전 이후 2경기 만에 대포를 가동한 디아즈는 시즌 40홈런을 채웠다.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디아즈는 사실상 홈런왕을 예약한 상태다.
홈런 부문 2위는 30개를 때려낸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으로, 디아즈와 10개나 차이가 난다. 부상 등의 변수가 있다면 모를까 남은 시즌 동안 뒤집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8월 루벤 카디네스(키움 히어로즈)의 대체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디아즈는 19경기에서 타율 0.282(110타수 31안타), 7홈런 19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849를 작성했다.
디아즈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장타력을 아낌없이 과시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홈런 3방을 몰아치며 6타점을 쓸어담았고,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에서 홈런 2방을 때려냈다.
삼성은 짧은 기간 동안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 디아즈와 재계약을 택했다. 최대 80만 달러(약 11억원)에 사인했다.
KBO리그 적응을 마쳐 한층 나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디아즈는 시즌 초반 주춤했다. 장타력을 입증해야한다는 부담감 속에 상대 투수의 유인구에 쉽게 속았다.
4월초 한때 디아즈의 시즌 타율은 0.190까지 떨어졌고, 교체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박진만 삼성 감독과 면담에서 '볼넷으로 나가도 괜찮다'는 격려를 들은 후 180도 달라진 모습을 자랑했다.
4월에 나선 23경기에서 홈런 9방을 쏘아올린 디아즈는 5월에는 26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5월을 마칠 때 그의 홈런 수는 21개에 달했다.
이후에는 5월만큼 '몰아치기'를 하지는 못했으나 6월과 7월 각각 6개씩의 대포를 작렬하며 꾸준함을 자랑했다.
디아즈는 8월에는 21경기에서 7개의 아치를 그리며 다시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박 감독은 스윙 스피드가 좋아진 것이 디아즈가 올해 홈런을 많이 때려내는 비결이라고 짚기도 했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타자 친화적 구장인 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것도 디아즈에게 이점으로 작용했다.
외국인 타자로는 역대 13번째로 시즌 40홈런을 달성한 디아즈가 50홈런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KBO리그 역사에서 한 시즌에 50개 이상의 홈런을 친 선수는 단 3명 뿐이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1999년 54홈런을 날려 KBO리그 사상 첫 단일 시즌 50홈런 시대를 열어젖혔다. 이승엽은 2003년 56차례 대포를 터뜨렸는데 이는 여전히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으로 남아있다.
2003년 당시 현대 유니콘스의 심정수도 53홈런을 쳤으나 이승엽에 밀려 홈런 부문 2위가 됐다.
2003년 이승엽, 심정수 이후 사그라들었던 50홈런 불씨를 다시 살린 것은 '국민거포' 박병호(삼성)였다.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던 2014년 52홈런을 날려 11년 만에 50홈런 타자로 올라섰고, 2015년에는 53개의 아치를 그려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작성했다.
디아즈가 올해 50홈런 고지를 점령하면 2015년 박병호 이후 끊겼던 50홈런 명맥을 다시 잇게 된다.
아울러 KBO리그에서 외국인 타자로는 최초로 50홈런을 달성하게 된다. 역대 외국인 타자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은 2015년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가 작성한 48개다.
디아즈는 올 시즌 119경기에서 40개의 홈런을 날려 경기당 0.3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삼성의 정규시즌 잔여경기는 25경기다. 산술적으로 디아즈는 48.4개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다. 50홈런 달성을 위해서는 홈런 페이스를 조금 더 끌어올려야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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