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잭 스미스'가 누군데…트럼프는 웃으며 말했지만 긴장감 키운 그 이름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6 07:19

수정 2025.08.26 07:33

정상회담 3시간 전 트럼프의 SNS 글…"한국에서 숙청 일어날 것"
李대통령 "친위 쿠데타 극복…국회가 임명한 특검에 의해 조사 중"
통역이 '특검' 전달하는 과정에서 끼어든 트럼프 '잭 스미스' 언급
바이든 정부에서 특검 수사 이끌었던 인물…트럼프 취임 전 사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5일(현지시간)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을 3시간가량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런 곳에서 사업을 할 수는 없다”는 글을 적었다.

회담에 앞서 가진 행정명령 서명식에서도 “최근 며칠간 교회들에 대한 매우 악랄한 정부의 현장단속(raid)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들은 심지어 우리 군사기지에도 들어가 정보를 취득했다고 들었다”며 “그들은 아마 그렇게 해선 안 됐다”고 말했다.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간 회담 분위기는 달랐다.

오해도 풀렸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SNS글과 관련해 “대한민국은 친위 쿠데타로 인한 혼란을 극복한지 얼마 안 된 상태이고 내란 상황에 대한, 국회가 임명한 특검에 의해 사실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미군을 수사한 것이 아니라 부대 안에 있는 한국 군의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나 확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다시 긴장감을 높인 상황이 연출된 건 이 대통령의 통역 담당인 조영민 대통령실 행정관이 ‘국회로부터 임명받은 특검’이라고 얘기할 때였다.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끼어들었다.

그리고 “혹시 그 특검이 정신 이상자(deranged) 잭 스미스 아니냐” “미국에서 데려간 것 아니냐” “그는 병든 사람(sick individual)”이라는 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오른 편에 배석해 있던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큰 웃음을 지었고 우리 측에 앉아있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트럼프가 “나는 그저 농담하는 것”이라며 넘어갔다.

갑자기 튀어나온 잭 스미스는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당시 특검을 이끌며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및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유출 사건’ 등을 조사해 2023년 트럼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긴 인물이다. 다만 잭 스미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자 공소를 철회했고,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자진 사임했다. 이후 미 정부 특별감찰관실(OSC)은 선거 개입 혐의로 그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그저 농담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한국 쪽에선 신경 곤두세울 만한 발언이었다.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을 두고 미국 폭스뉴스 토크쇼 ‘아웃넘버드(Outnumbered)’의 진행자 리사 케네디가 내놓은 분석은 이를 뒷받침했다. 올 초 취임 직전까지 대선 불복과 성추문 등 각종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경험이 투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케네디는 “트럼프는 과거에도 (한국의) 전임 대통령이 체포되고 그 당의 지도부가 현 대통령에 의해 수사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아마 그 속에서 자신과의 유사점을 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지도자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며 “이번 회담은 지정학적·재정적·경제적 파장 외에도 단순히 ‘팝콘을 들고 지켜보고 싶은’ 흥미로운 장면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우려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으로부터 특검 수사와 관련된 설명을 들은 후 “오찬 중에 다시 이야기할 것”이라며 “오해일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하며 부드럽게 넘어갔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