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완공을 앞둔 총 40억달러(약 5조5408억원) 규모의 대규모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 건설을 중단하라고 명령한 가운데 25일(현지시간) 해당 시행사인 덴마크 오르스테드(Orsted) 주가가 17% 가까이 폭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에 따르면 미 행정부의 건설 중단 명령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오르스테드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6.7%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지난 1년간 주가 하락폭은 53%를 상회한다.
앞서 지난 22일 매슈 지아코니 해양에너지관리국(BOEM) 국장대행은 로드아일랜드주 해안에 건설 중인 ‘레볼루션 윈드’ 풍력 발전 사업 시행사인 오르스테드에 작업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서한을 보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당 서한은 건설 중단 명령의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피에르 알렉산더 라몬던스 바더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레볼루션 윈드 프로젝트에 대한 작업 중단 명령으로 오르스테드에 약 30억달러의 손실과 취소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르스테드는 이와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며 내년 하반기에 공사를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재정적 영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법적 절차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드아일랜드 연안에 65개의 터빈을 세우는 해상 풍력 프로젝트인 ‘레볼루션 윈드’는 현재 터빈의 70%가량이 세워진 상태로 내년 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로드아일랜드와 코네티컷주의 35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관련 건설 중단 명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롱아일랜드 연안에 건설 중인 50억달러 규모의 풍력 프로젝트 ‘엠파이어 윈드’의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민주당 소속 캐시 호철 주지사가 연방정부와 한 달간 협상을 벌여 공사는 겨우 재개됐다.
기후변화 문제에 부정적인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 직후부터 재생에너지 산업을 강하게 비판하며 관련 사업에 대한 각종 세액공제와 보조금을 폐지했다.
지난 20일에는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세기의 사기극”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에서 어리석음의 시대는 끝났다. 풍력과 태양광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이 줄줄이 중단되거나 취소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 철회 등에 나서면서 올들어 취소된 미국의 청정에너지 개발사업 규모는 186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사업 취소 규모(8억2700만달러)의 22배가 넘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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