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워싱턴DC(미국)=서영준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 추진을 제안하면서 실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시점은 오는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은과도 만나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나기 바라고 관계를 개선하기를 바란다"며 "올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올해 중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는 자리는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꼽힌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APEC에 정말 가고 싶다라고 대답했고, 그것과 연관돼서 트럼프 대통령이 온다면 여기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것이 어떻겠냐라고 일종의 선후 관계가 있는 제안이었고, 그래서 아마도 그 부분은 연동돼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김 위원장이 남쪽으로 내려올 의향으로 꼽힌다. 일단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전제로 김 위원장에게 어떤 형태로든 초청 의사를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장소는 경주가 아니라 2019년처럼 판문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6월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따라서 이번에도 당시와 같은 형태로 판문점 회동이 재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국제 현안을 직접 풀어내는 외교적 성과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만 이뤄진다면 장소는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6년 만에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기대도 할 수 있게 만든다.
이 대통령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며 "화해와 협력의 남북 관계야말로 한국과 북한 모두에, 나아가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반도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추진하는 한미에 대응해 북이 호응해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은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반도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의무는 철저히 준수돼야 하며, 그것이 남북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한국은 NPT 체제를 준수하며 비핵화 공약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