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내의 성적 이미지를 동의 없이 페이스북에 공유해 온 남편들이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최근 메타는 회원 수가 3만2000명에 달하는 '미아 모글리에(Mia Moglie·내 아내)'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그룹을 폐쇄했다.
2019년 개설된 이 그룹의 가입자 대부분은 남성으로 이들은 수십만장에 달하는 여성들의 사진을 게시해왔다. 이들 중에는 유명인, 변호사, 경찰관, 언론인 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올린 사진 중에는 성행위 중 촬영된 사진도 상당수 있었으며, 대부분 여성의 동의 없이 게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메타 이탈리아 측은 "성 착취 관련 정책을 위반했다"며 "성폭력, 성적 학대, 성착취 등을 조장하는 콘텐츠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그룹의 회원들은 아내나 연인의 사진을 무단 게시하거나 성적 발언을 이어왔으며, 일부는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를 공유하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남편들이 돈을 받고 판매한 아내들의 사진도 있었다. 이들은 아내의 나이, 몸무게, 신체 사이즈 등 설명을 적어넣기도 했다.
이 그룹의 존재가 세간에 알려진 뒤 현지 경찰에는 이틀 만에 3000건이 넘는 여성들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피해자들에게 6개월 이내에 고소장을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한 피해 여성은 "자신도 모르게 사진이 공유돼 마치 시장에 상품처럼 내던져진 기분이었다"면서 "남편은 단순한 장난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분노했다.
결혼 16년 차라는 한 피해자는"남편이 ‘그냥 게임일 뿐이고 별다른 의미는 없다’면서 사적인 사진들을 찍었는데 낯선 사람들에게 공유됐다”며 “내 삶이 마치 물건처럼 노출된 것 같다. 배신감과 수치심, 분노, 혐오감이 밀려온다”고 토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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