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여신 5兆… 고심 깊은 은행권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6 18:32

수정 2025.08.26 18:32

국민·신한·하나銀 총 4조9810억
석화기업 대출에 건전성 악화 우려
정부가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주요 은행의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에 대한 여신 규모가 모두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이 석화기업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금융지원 등을 당부하면서 은행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26일 KB금융·신한·하나금융의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은행의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에 대한 총여신은 4조9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사업보고서에 상위 차주에 대한 여신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다.

국민은행의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각각 9580억원, 8040억원이다.

신한은행의 롯데케미칼에 대한 여신 규모(익스포저)는 1조3440억원에 이른다. 하나은행의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신용공여액은 각각 9920억원, 8830억원으로 나타났다. 신용공여는 대출, 지급보증, 자금지원 성격의 유가증권 매입 등 모든 금융기관의 직간접 거래를 포함한 것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지난해 말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상위 20개 여신 기업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20위 안에 들었다. 신한은행의 롯데케미칼 여신 규모는 지난 3월 말 1조2610억원에서 석 달 만에 1조3440억원으로 6.58% 증가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과잉과 수요 침체로 석유화학 산업이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전반적으로 여신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4대 석유화학 기업(롯데케미칼·LG화학·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손실은 476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가 7배에 육박한다.

정부가 석화업계 구조조정의 닻을 올리며 금융권의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말라'며 대출 만기연장을 당부하면서 석화기업의 기존 대출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석화업종에 대한 여신잔액은 16조2080억원으로 집계됐다. 석화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지 못할 경우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대출자산의 부실 위험이 커지면 미래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고, 결국 당기순이익 감소와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으로 이어진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