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만년필 공방인 제나일 제품…대통령실 의뢰로 두 달 가까이 수작업
주문 폭주에 '대통령 그 펜' 문의 쏟아져…홈페이지 "주문 어렵다" 공지
주문 폭주에 '대통령 그 펜' 문의 쏟아져…홈페이지 "주문 어렵다" 공지
■요약문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사용하던 펜을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깜짝 선물하면서 유명해진 ' 제나일'이 주문 폭주로 주문창을 닫겠다고 공지했다. 이 펜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창업한 청년들이 수작업으로 만든 펜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펜은 선물용으로 준비한 게 아니고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행사 때 서명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사용하던 펜을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깜짝 선물하면서 유명해진 ' 제나일'이 주문 폭주로 주문창을 닫겠다고 공지했다. 이 펜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창업한 청년들이 수작업으로 만든 펜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펜은 선물용으로 준비한 게 아니고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행사 때 서명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뉴스] "짧은 순간 너무 많은 주문이 들어와 주문량을 소화하기 어려워 주문을 닫아 놓습니다."
주문 폭주로 주문창을 닫았다는 이 업체는 수제 만년필을 만드는 '제나일'이다.
제나일이 홈페이지에 '주문창'을 닫는다는 공지글을 올린 건 지난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이 사용하던 펜을 현장에서 깜짝 선물로 받은 장면 때문이었다.
트럼프 관심받은 펜…文 전 대통령도, BTS도 썼다
대통령실은 회담 직후 서면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펜은 선물용으로 준비한 게 아니고 이재명 대통령이 공식 행사 때 서명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도치 않은 선물이 된 이 펜은 방명록 서명식에서 이 대통령이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펜(nice pen)”이라며 관심을 보이더니 “당신 펜이냐”, “두께가 굉장히 아름답다(beautiful)”, “정말 멋지다. 당신의 나라에서 만든 거냐” 등 질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져가실 거냐"는 질문을 하자 이 대통령은 두 손으로 펜을 건네듯 제스처를 보이며 선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국에서 만든 것"이라며 “대통령님께서 하시는 다소 어려운 사인에 유용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선물로 영광으로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했다.
이 펜을 만든 업체가 제나일이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이 업체는 가구를 만들던 청년들이 창업했다. 나무의 질감을 손 안에서 느낄 수 있도록 나무 원목을 일일이 깎은 뒤 그 안에 동관을 삽입하고 펜촉을 심는다. 만년필 마니아들에겐 이미 입소문을 탄 곳이다.
대통령실은 제나일에 시중에 판매하는 모나미의 네임펜이 들어갈 수 있는 펜 케이스를 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장미 나무 원목을 깎아 펜 케이스를 만들고 드릴로 구멍을 뚫은 뒤 네임펜을 끼워 넣었다. 펜 뚜껑 위엔 태극 문양을 각인했고 황동으로 펜대 상단에 봉황 문양도 새겨 넣었다. 모두 과정이 손으로 이뤄졌고 제작을 완료하기까지 두 달 가까이 걸렸다고 한다.
제나일의 펜은 이 대통령이 사용하기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썼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여야 5당 원내대표와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인 등에게 제나일의 제품을 선물로 줬다.
방탄소년단(BTS)도 지난 2021년 76차 유엔총회에 문 전 대통령과 동행하기에 앞서 청와대에서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을 받을 때 외교관 여권과 함께 제나일의 만년필을 선물로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2019년 방한 당시 제나일의 만년필로 방명록에 서명했다.
"나도 사고 싶어요" 주문 폭주
제나일엔 “나도 사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엔 구매 의사를 밝히거나 문의 글들이 줄을 짓고 있다.
하지만 구매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주문량이 많아 제작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제나일은 "소규모 공방이라 많아도 하루에 열 몇 개 정도만 제작이 가능한 규모"라고 소개했다. 주문창을 닫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제나일은 또 '이재명 대통령의 펜을 구매할 수 있냐'는 문의 글엔 "따로 주문 제작된 제품이며 판매가 어렵고 계획도 없는 상태"라며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주문 가능 시점에 대해서도 "따로 예측이 어려울 것 같다. 당장 안내 가능한 시스템이나 인력이 없어 주문이 가능할 때 솔드아웃을 풀어놓는 정도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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