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PGA 코리안투어 하반기 개막전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이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펼쳐진다. 총상금 7억원,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이 걸린 이번 대회는 시즌 11번째 대회이자 하반기의 서막을 알리는 중요한 무대다. 144명의 선수가 출전해 2라운드 컷오프를 거쳐 최종 우승자를 가리며, 챔피언에게는 2년간의 KPGA투어 시드와 제네시스 포인트 1000점이 주어진다.
관전 포인트의 첫머리는 ‘디펜딩 챔피언’ 이동민이다. 그는 지난해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동민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서는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다. 목표는 타이틀 방어”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성적은 다소 아쉽다. 10개 대회에 출전해 5개 대회에서만 컷을 통과했고, 최고 성적은 공동 31위.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도 93위에 머물러 있다.
이번 대회 가장 핵심적인 선수는 역시 옥태훈이다. 그는 올 시즌 가장 뜨거운 선수다. 6월 ‘KPGA 선수권대회 with 에이원CC’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뒤, 곧바로 ‘KPGA 군산CC 오픈’을 제패하며 2연승을 달렸다. 단숨에 투어 첫 다승자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KPGA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이 된다.
역대 단일 시즌 3연승을 달성한 선수는 단 두 명뿐이다. 1991년 최상호, 2000년 최광수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최광수는 ‘현대모터마스터즈’, ‘포카리스웨트오픈’, ‘부경오픈’을 연달아 제패하며 ‘독사’라는 별명을 굳혔다. 이후 25년 동안 누구도 3연승에 성공하지 못했다. 옥태훈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최광수 이후 25년 만의 진기록 달성이자 세 번째 주인공이 된다.
그는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목표는 언제나 컷 통과다. 하지만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단순한 ‘컷 통과’가 아니라, 25년 만에 재현될 수 있는 역사적 순간에 쏠려 있다.
이번 대회에는 옥태훈만이 아니라 시즌 우승자들이 총출동한다. 개막전 챔피언 김백준, 매경오픈 정상 문도엽, 한국오픈을 제패한 사돔 깨우깐자나 등이 모두 출전한다. 이미 한 차례 정상에 오른 선수들이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만큼 다승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전망이다. 여기에 SK텔레콤 오픈 우승자 엄재웅, 부산오픈 챔피언 김홍택 등도 합류한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는 ‘상승세’다. 신용구는 최근 3개 대회 연속 톱5에 올랐고, 전재한 역시 2개 대회 연속 톱5로 꾸준함을 증명했다.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는 각각 4위와 10위로 상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들이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새로운 우승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
결국 이번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은 단순한 개막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동민이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지, 옥태훈이 25년 만의 3연승 신화를 쓸지, 아니면 또 다른 챔피언이 등장할지가 하반기 KPGA 판도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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