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의 기술' 공부한 李대통령, 칭찬공세로 승점"
'北 트럼프 타워에서 골프', '피스메이커와 페이스메이커'에 "영리한 문구"
"일본 거쳐 미국 방문, '美우선주의'로 묘사…트럼프 고개 끄덕이게 만들어"
'北 트럼프 타워에서 골프', '피스메이커와 페이스메이커'에 "영리한 문구"
"일본 거쳐 미국 방문, '美우선주의'로 묘사…트럼프 고개 끄덕이게 만들어"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이 준비된 수사로 사실상 회담의 분위기를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관련 분석 기사에서 "이 대통령은 거래의 기술을 공부했다"며 "김정은과의 외교에 대한 트럼프의 집착과, 이 대통령의 칭찬공세가 첫 양자 회담을 무난히 넘기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김 위원장과 가졌던 두 차례의 정상회담, 그리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라는 점을 자신의 큰 업적으로 여기고 있다. 2016년 대선에서 자신이 이긴 덕분에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2020년에 자신이 연임했을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식이다.
이 점을 간파한 이 대통령은 트럼프를 "피스 메이커"로 부르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등의 칭찬공세를 했고, 트럼프는 자신이 미화된 것에 기뻐했다. NYT는 "외국 정부들이 올해 초부터 지도자들에게 굴욕감을 안긴 트럼프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이 제시한 키워드들은 트럼프의 환심을 살 만한 것들로 치밀히 준비됐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해외 트럼프 타워 건설, 골프, 주식 시장, 백악관 집무실의 황금 장식, 그리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 등을 예시했다.
매체는 "한국 대통령이 회담을 무사히 끝냈고, 심지어 중국 여행이나 북한 트럼프 타워에서의 골프에 대해 농담을 주고받으며 트럼프를 매료시켰다"며 "그것만으로도 승리로 간주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칭찬공세에 대해선 "지켜보는 일부 한국인에게는 과도하게 느껴졌겠지만, 기분을 상하게 하면 가까운 동맹국마저 공격하는 트럼프의 습관을 고려할 때 이는 외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관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미소를 지으며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트럼프를 칭찬하는 태도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짚었다.
칼 프리드호프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 동아시아 안보 전문가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 메이커'를 하면 나는 '페이스 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한 것을 거론한 뒤, "그 발언이 모든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정말 영리한 문구"라고 호평했다. 미국과 직거래를 원하는 북한, 그리고 북미 관계에서 한국의 역할에 큰 관심이 없는 미국에 '더 큰 성공을 위한 보조자'의 역할을 끼워 넣음으로써 코리아 패싱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것이다.
또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이 일본을 거쳐 미국에 왔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을 매우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 미리 만나서 걱정할 문제를 미리 정리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과 일본이 관세 문제로 미국에 공동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안보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으로 묘사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를 "정교하게 활용한 '미국 우선주의' 수사"라고 평가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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