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독일 자동차 산업에서 최근 1년 동안 일자리 5만여 개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침체와 중국 업체들과 경쟁 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언스트영(EY)은 최근 독일 연방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보고서에서 올해 6월까지 최근 1년간 독일 자동차 산업 전체 인력의 약 7%에 해당하는 약 5만15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독일 산업 전체 일자리 감소 규모가 11만400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절반이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한 셈이다.
EY는 "다른 어떤 산업 부문도 이렇게 강력한 고용 감소를 기록한 적이 없다"고 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독일 경제 부진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있다.
올해 2·4분기 독일 자동차 산업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했다. 폭스바겐은 최근 2·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5.5∼6.5%에서 4.0∼5.0%로 낮췄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위협에 올해 상반기 독일 자동차·부품의 대미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8.6% 급감했다. 그나마 이달 초 타결된 미-유럽연합(EU) 무역합의가 다소 숨통을 틔웠다. 향후 EU가 자국 산업 관세를 낮추면 미국은 독일 자동차에 15%의 관세를 적용키로 유예 합의를 본 상태다.
독일 내수 침체도 독일 자동차 산업을 짓누르고 있다.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은 2023년과 2024년에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1·4분기 0.3%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2·4분기에는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Y의 얀 브로힐커는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독일의 자동차 수출이 계속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의 경우 관세로, 중국 시장의 경우 수요 감소로 인해 타격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독일의 여러 산업 주요 기업들이 현재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자동차 산업 내 일자리가 앞으로도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