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대·고대·서울대 교수도 겸직
강민국 "문어발식 사외이사 활동…업무 했을지 의문"
강민국 "문어발식 사외이사 활동…업무 했을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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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기획재정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업계와 학계에서 일한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약 3년간 LF, CJ대한통운, 이브로드캐스팅(3프로티비) 등에서 사외이사를 겸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정부의 금융당국 첫 수장으로 지명된 이억원 후보자는 서울과학기술대 석좌교수 직함은 물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 고려대학교 미래성장연구원 특임교수, 한국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국회 정무위 강민국 의원은 "퇴직 후 3년여 기간에 6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 위해 문어발식 사외이사 등재와 수십차례 자문 및 고문 등 프리랜서 활동까지 하면서 제대로 된 업무를 할 수 있었는지는 상식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강민국 의원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기재부 차관 퇴직 이후인 지난 2022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6개의 기관·회사에서 일하면 6억2662만원의 근로소득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22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일해 급여 1억2140만원을 받았다.
지난 2023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는 헤지스로 알려진 LF에서 사외이사로 일했다. LF가 이 후보자에게 지급한 보수는 1억6019만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11개월간 근무한 고려대 미래성장연구원에서는 특임교수로 3120만원을 받았다. 이 후보자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근무한 CJ대한통운에서는 사외이사 보수로 1억2174만원을 지급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22년 퇴직 이후 작년 12월까지 35차례의 자문과 강연 및 고문료로 기타소득 2283만원과 사업소득 1억1799만원 등 총 1억4082만원의 수입도 올렸다.
강민국 의원실은 "이 후보자가 2022년 사외이사를 지낸 이브로드캐스팅의 경우 민간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로서 회사 대표와 후보자는 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같은 과 동문"이라며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 이브로캐스팅은 상장을 추진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역할을 하지 않았나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러한 겹치기 연구위원, 교수, 고액 사외이사 위촉과 프리랜서 자문 등의 수입 등 장관 후보자로서의 도덕성과 책임 의식을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그동안 내부통제와 거버넌스 등 사외이사의 역할론을 강조해 만큼 당국의 새 수장 후보자도 사외이사로서 맡은 바 역할을 분명히 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후보자는 공직에서 퇴직한 후, 연구위원, 특임교수, 사외이사 등의 업무를 맡아 자문.고문, 강의, 이사회 참여 등 활동을 했고, 각각의 모든 자리에서 맡은 바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면서 통상적인 보수를 수령했다면서 "특히 이브로드캐스팅㈜ 사외이사로 근무하면서 투자 유치, 상장 등 개별 실무에 관여하거나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일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다음 달 2일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현재까지 청문회 증인으로 정계성 김앤장 대표변호사,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 김세완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 등이 채택됐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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