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6월 발생한 부산 여고생 3명 사망 사건과 관련, 부산시교육청이 특별감사를 벌여 학교장과 행정실장 등에 대한 중징계를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감사 결과 해당 학교 운영 과정에서 ‘입시 카르텔’을 비롯해 교직원들의 각종 비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장 A씨와 행정실장 B씨를 포함한 26명(교원 15명, 강사 3명, 사무직원 8명)에 대해 신분상 처분을 내리고 8건의 행정상 조치, 8000여만원에 달하는 재정상 회수·환불 조처를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다만 특별감사에서 학생들의 사망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
학교장과 행정실장에 대해서는 학교법인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할 예정이다.
학교장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행정실장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학교장 A씨는 일부 무용학원장들과 결탁해 학생들의 학원 이동을 제한하는 등 특정 학원의 이권에 오랫동안 개입하는 등 학교와 무용강사, 학원 간 입시 카르텔 형성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무용과 실기 강사들의 학내 불법 개인 레슨이 적발됐지만, 학교장 A는 이 문제를 제기한 교사들에게 ‘무용과를 간섭한다’며 오히려 반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강사들은 학교장 A의 주도로 매년 반복적으로 채용된 인물들로 이후 무용과 학부모들은 개인 레슨 금지 조치에 앞장선 교사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했고, 해당 교사는 교감직무대리 중단 및 무용과 수업에서 배제됐다.
이로 인해 학내 갈등은 교장 측과 반대 측으로 양분됐고, 2025학년도 실기 강사 교체 이후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무용과 학생들은 학교장 A의 눈치를 살피느라 수업에 제대로 임하지 못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감사 과정에서 2021년에도 한국무용과 재학생 한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으며, 이와 관련해 일부 교직원은 해당 학생이 학원을 옮겼다는 이유로 학교장 A(당시 부장교사)에게 폭언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교육청은 "입시 카르텔 형성은 단순히 사립학교법이 정한 사학기관 행동강령 위반이 아닌, 학생들의 진로와 입시 준비 과정을 불안하게 하고 학교 활동 전반을 혼란에 빠뜨린 중대한 위법·부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학교장 A씨는 "학원에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예술고로 보내줘야 학교가 운영되기 때문에 학원과 유대 관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행정실장 B씨는 초과근무수당 456만원과 성과상여금 600여만원을 부정 수령한 것으로 감사 결과 나타났다.
B씨는 2009년 9월 1일 사립학교 사무직원으로 임용된 이후 4개의 상업 관련 사업체를 본인 명의로 운영하는 등 영리업무 금지 의무도 위반했다고 교육청은 전했다.
교육청은 이번 감사에서 나타난 학교 운영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감사관, 인성체육급식과 등 7개 부서 8개 팀이 참여하는 별도의 전담 조직(TF)을 구성했다.
TF는 학생 인권 보호와 심리 안전망 확충, 학교와 학원 간 부당한 고리 차단, 학교 운영의 투명성 제고 등을 주요 과제로 삼고 결과에 대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김석준 교육감은 "모 예술고 정상화와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 보장을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며 "감사 제보 창구는 상시 열려 있으며, 접수되는 제보는 철저히 조사해 다시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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