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 광복 후 한국 변화상 조망
GDP 477억→2557조원…1인당 소득 67불→3.6만불
출산율 60년대 6명→0.75명…초고령화에 수도권 집중
자살률 10만명당 27.3명…70·80대 이상 두드러져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한국 사회가 광복 후 80년간 압축적인 성장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이 5만3000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기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지만 수도권 집중과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은 27일 광복 80년을 맞아 대전 통계센터에서 '제5회 한국의 사회동향 포럼'을 열고, '통계로 본 한국 사회 변화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포럼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으며, 광복 이후 한국 사회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놓고 전문가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국내총생산(GDP)은 1953년 477억원에서 2024년 2557조원으로 약 5만3000배 늘었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67달러에서 3만6000달러 수준으로 도약했다. 1970~80년대 정부 주도로 성장해 반도체·자동차·IT산업 중심의 첨단산업 구조를 확립한 것도 특징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사회 구조도 극적으로 변화했다.
출산율은 1960년대 6명대에서 지난해 0.75명으로 떨어졌고, 고령인구 비중은 19.5%에 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수도권 인구 집중은 1955년 18.3%에서 지난해 50.8%로 높아졌다.
가족 형태 역시 대가족에서 핵가족을 거쳐 1인 가구 중심으로 변하면서 평균 가구원수는 1970년 5.2명에서 2023년 2.2명으로 줄었다.
교육 수준 역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의 문맹률은 1945년 광복 직후 78%에서 1970년 7%로 낮아졌고, 고등교육 이수율은 1998년 22.5%에서 2023년 54.5%로 상승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았다.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23년 83.5세로 늘었으나, 만성질환 증가와 높은 자살률은 여전히 주요 사회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자살 사망률은 1983년 인구 10만명당 8.7명에서 2011년 31.7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후 다시 감소해 2023년 기준 27.3명 수준이다. 70대와 80대 이상 노인의 자살률이 각각 39.0명, 59.4명으로 다른 연령보다 두드러지게 높다.
소득·소비·자산 측면에서 보면 외환위기 이후 불평등과 빈곤 문제가 확대됐으나, 최근 복지지출 확대로 재분배 효과가 강화되는 추세다.
주거·교통 부문에서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며 아파트가 대표적 주거형태로 자리 잡았고, 자동차 등록대수는 1966년 12만대에서 지난해 2630만대로 급증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상·하수도 보급률이 90% 이상을 기록하고 대기질도 개선됐지만,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대응이 새로운 도전으로 떠올랐다.
이번 포럼은 두 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세션에서는 경제, 인구, 가구·가족, 교육, 노동, 소득·자산 등을, 2세션에서는 건강, 여가, 주거·교통, 환경 영역을 다루며 전문가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안형준 통계청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광복 이후 80년 동안 우리 사회가 이룬 성과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앞으로 지속가능한 발전과 삶의 질 향상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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