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담당은 28일 인터뷰에서 새롭게 선보인 ‘한국투자한미핵심성장포커스 펀드(손익차등형)’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손익차등 구조를 적용해 개인 투자자의 손실 부담을 줄이고, 글로벌 성장 산업에 집중하는 전략형 상품이다.
최 담당이 글로벌 운용에 뛰어든 건 18년 전이다. 당시 국내는 인덱스·퀀트 전략 중심이었지만, 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운용 프로세스를 해외로 확장했다.
이번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손익차등 구조다. 전체 자금 중 약 15%를 그룹 차원에서 후순위로 출자하고, 나머지 85%를 개인 투자자가 맡는다. 펀드 수익률이 하락하면 손실은 최우선적으로 후순위에 반영된다. 예컨대 펀드가 -10% 하락세를 보일 경우 개인 투자자의 계좌에는 그대로 ‘0%’가 반영되고, 이 손실은 후순위 자금에서 우선 부담하는 방식이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 마이너스 구간의 충격을 덜어줄 장치가 마련된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고객의 불편을 줄여야 공모펀드에 대한 신뢰도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펀드는 3년 만기의 목표전환형으로, 설정 후 15% 수익률을 달성하면 조기 청산된다. 투자 대상은 미국 관련 5개, 한국 관련 2개 등 총 7개의 사모펀드다. 최 담당은 “글로벌 경기의 60~70%를 좌우하는 미국과 신정부 정책, K-컬처 수출 모멘텀을 갖춘 한국을 동시에 포트폴리오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꼽은 주목 산업은 △AI 인프라와 빅테크 △AI 활용 기업 △디지털 금융 △전력 인프라 △바이오이다. 특히 전력 인프라와 원자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담당은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원자력은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K-컬처 수출 확대를 투자 기회로 꼽았다.
손익차등 구조의 장점은 분명하지만 유의점도 있다. 개별 사모펀드에서 15% 이상 손실이 발생하면 개인 투자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폐쇄형 구조라 만기 전 환매가 불가능하다. 그는 “주식형 펀드가 단기간 15% 이상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실제 올 초 급락기에도 고객 손익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고점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 담당은 이같은 국면에선 손실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투자는 하고 싶지만 타이밍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에게 이 상품이 해법이 될 수 있다. 3년 만기를 설정했지만 실제로는 1년 내 목표 달성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운용 체계도 차별화됐다. 일반 펀드가 매니저 1명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이번 펀드에는 글로벌주식운용본부 전 인력이 투입된다. 사모펀드별로 7명의 매니저가, 공모펀드에는 주 매니저가 별도로 배치돼 총 10명 안팎의 인력이 동시에 운용에 참여한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은 공모펀드 활성화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손익차등형 펀드 시리즈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투자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상품이다.
최 담당은 장기 투자 철학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시장은 단기적으로 오르내리지만 결국은 성장 방향으로 움직인다. 데이터와 AI 기반 운용 손실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가 결합된다면 공모펀드도 다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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