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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美 고급인력 채용 박차…현지 생산·투자 '확대' 신호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8 09:00

수정 2025.08.28 14:35

美 빅테크 수주 늘자 현지 생산·채용도 속도
연봉 2.5억 포지션도 포함, 고급 기술 역량 요구
이재용 회장 방미로 젠슨 황과 교류 긍정 신호
삼성전자 오스틴 사업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오스틴 사업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텍사스 테일러 반도체 공장(파운드리).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텍사스 테일러 반도체 공장(파운드리).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서 반도체 인재 채용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테일러 및 오스틴 지역을 중심으로 상시 채용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도 신규 채용 공고가 다수 게시되며 채용 흐름에 속도감이 더해지고 있다. 일부 고급 기술직의 경우 연봉이 최대 2억5000만원에 달하며, 단순 충원이 아닌 경쟁력 있는 인재 확보 전략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략적 '인재 선점'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테일러·오스틴 지역에서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12개 직군에 대한 채용 공고를 새롭게 게시했다. 모집군 중에는 신기술 공정개발(TD) 및 로직 공정 통합을 담당하는 핵심 기술직도 포함돼 있다.

해당 직무는 반도체 양산 초기 수율 확보, 불량 비율 관리, 장비 조건 검증 등 공정 전반에 걸친 기술 분석과 개선 작업을 주도하는 자리로, 단순한 생산직과는 차별화된 고급 기술 역량이 요구된다.

보상 수준도 높은 편이다. 해당 직군 공고에는 연봉이 최대 17만9090달러로 기재돼 있는데, 한화로 약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반도체 업계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연봉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복리후생 및 성과 기반 인센티브 프로그램 등도 보상 패키지에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채용 가속화는 대형 고객사 수주 확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테슬라로부터 165억 달러(약 23조원) 규모의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위탁생산 계약을 발표했고, 애플과도 차세대 아이폰 등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기로 하며 미국 공장 일감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국 공장에서 채용을 늘리고 있는 건 생산과 기술 역량 자체를 현지에서 끌어올리려는 시도"라며 "국내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미국 팹으로 가고 싶어하는 수요가 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방미. 미국 투자 확대

테일러·오스틴 지역 채용 공고는 꾸준히 올라오고 있어 인재 확보 기조가 일회성 채용이 아닌 '지속적 모집' 흐름인 것으로 파악된다. 신규 라인 가동 및 중장기 전략을 염두에 둔 선제적 인재 확보 움직임인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 확대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테일러에 370억 달러(약 52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현재까지도 후속 투자를 계속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도 추가 생산라인 증설이 논의되고 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방미 일정을 통해 미국 반도체 생태계 주요 인사들과 연쇄적으로 교류하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환담을 나누는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이 같은 전략에 힘이 실리고 있다. 총수가 나선 만큼 미국 내 추가 투자 확대와 고객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늘어나는 수주에 앞서 생산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현지 공장 운영과 고객 대응 체계가 확대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추가 투자 논의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