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에 관세 영향도 부담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엔저 특수에 기대 성장해온 일본 기업들이 5년 만의 엔고 역풍에 휘청이고 있다. 2·4분기 주요 51개사는 환율 영향만으로 영업이익이 5500억엔(약 5조2000억원) 줄며 전체 이익의 14%가 증발했다.
27일 일본 주요 기업 51개사의 집계에 따르면 2025년 4~6월기 환율 영향만 없었다면 영업이익은 2%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됐지만 실제로는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이후 4년간 엔저가 기업 실적을 끌어올린 것과 달리 최근 145엔대까지 엔고가 진행되며 20년 이후 처음으로 환율이 역풍으로 작용했다.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7개사는 달러 대비 1엔의 엔고가 연간 1000억엔 안팎의 이익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다.
수입 비중이 높은 업종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었다. 항공사는 정비비 지불이 달러 기준이어서 비용이 절감됐고, 니토리홀딩스 역시 플러스 효과를 얻었다. 그러나 수출 중심 구조의 일본 산업 전반에선 엔고가 뚜렷한 역풍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달러·유로화 모두 1엔 엔고 시 주요 기업의 연간 경상이익이 0.4%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엔고가 더 진행될 수 있다는 경계가 나온다. 미국 경제 둔화로 달러 수요가 약해지고 있어 130엔대 후반까지 엔고가 진행될 수 있다고 현지 증권가는 보고 있다. 관세 영향도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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