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159명 희생 잊었나" 이태원 유가족 항의...용산구 '안전상' 취소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7 20:16

수정 2025.08.27 20:16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용산구에 수여했던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대상을 유가족들의 강한 항의로 철회했다.

서울시는 27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용산구가 불필요한 과도한 홍보를 한 점을 유감스럽게 여기며, 용산구 대상 수상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수상 취소에 따라 9월 말 예정이던 시장 표창과 상금 지급도 함께 백지화됐다.

오세훈 시장은 "유족의 아픔을 고려하지 못한 비상식적 행위"라며 관련 직원들을 질책하고, 경위 설명과 사과를 지시했다. 또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앞서 시는 지난 22일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용산구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용산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용산이 함께하는 핼러윈 대비 다중운집 인파 안전관리'를 주제로 본선 발표를 했으며, 지난해 핼러윈 시즌 이태원 지역 종합 안전대책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오세훈 시장은 부적절한 시상에 공개 사과하고 용산구 수상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유가족 측은 "2022년 참사 당시 핼러윈 축제에 주최자가 없다며 책임을 부인했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최자 없는 축제 안전관리 책임을 놓고 '과거엔 틀렸고 지금은 맞다'고 하려면 최소한 이태원 참사 책임을 통렬히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용산구가 주최자 없는 축제 안전관리 의무를 지자체와 구청장에게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도 서면 브리핑에서 "단순한 수상 취소가 아닌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 행정부의 무능함과 안일함, 오만과 뻔뻔함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서울시는 이번 경진대회가 자치구 인파 관리 담당자 교육과 사례 공유를 위한 워크숍 성격이었다고 해명했다.


시는 "이태원 참사에 무한 책임감을 갖고 있으며, 서울 어느 곳에서도 같은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용산구는 입장문에서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수상 관련 보도자료를 낸 점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온 직원들과 유관기관의 노력을 공유하려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