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국내 기업들, 규제에 애로...체감 가능한 정책 만들어야"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8 10:54

수정 2025.08.28 10:54

대한상의 '새로운 성장 보고서'
국내 기업 70.6%, 규제에 부담
"가시적인 인센티브 만들어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28일 발표한 ‘한국 기업 환경의 현주소와 새로운 성장을 위한 개선과제’ 보고서 내용.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28일 발표한 ‘한국 기업 환경의 현주소와 새로운 성장을 위한 개선과제’ 보고서 내용. 대한상의 제공
[파이낸셜뉴스]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정비에도 국내 기업들은 금융 접근성, 노동·세금 규제 부문에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실행력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28일 발표한 ‘한국 기업 환경의 현주소와 새로운 성장을 위한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은행 기업조사(WBES)에서 국내 기업의 70.6%가 금융 접근성(33.9%), 세금 부문(20.9%), 노동 규제(15.8%)를 ‘가장 큰 경영상 장애물’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금융, 세금, 노동 분야에 대한 기업들 인식이 투자 활동에 차이를 만든다고 밝혔다. 금융 접근이 어렵거나 세금 부담을 크게 느낀 기업들은 설비 및 무형자산 투자 비율이 최대 21.1%p 낮았다.

노동 규제를 부담으로 본 기업들은 오히려 설비 및 무형자산 투자가 증가했다. 이는 기업들이 인력 확충 대신 자동화나 기술 개발 중심 전략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여준다는 게 대한상의 설명이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영상의 어려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규제 관련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WBES의 경우 한국의 인허가 절차 소요 평균 기간은 193.1일로 OECD 평균 18.4일을 크게 웃돈다.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 개선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SGI는 기업들이 규제 체계뿐 아니라 금융, 노동, 세금 등 일상적인 경영 환경 전반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한국은 WBES 기준 금융 접근성에 대한 제약 인식 점수가 76.7점으로 OECD 평균 68.1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점수가 높을수록 금융 접근성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나타낸다.

세금과 관련한 인센티브 측면에서도 통합투자세액공제,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 지원책은 존재하지만 반복적인 단기 일몰 연장과 제한적 적용 범위로 인해 예측 가능성과 체감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5년간 한국의 R&D 간접지원 증가율은 11.3%인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25.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SGI는 단순히 제도를 갖추는 것에서 나아가 기업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예측 가능하고 가시적인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개선 방안으로는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금산분리 원칙의 탄력적 운용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사한 기업 대상 직접환급 방식의 세제 지원 △기술개발과 시장 선점이 중요한 산업에 한정한 주52시간제 유연화 등 과감한 제도 실험이 제시됐다.
박양수 SGI 원장은 “성장하는 기업을 대우해주고 격려해주는 방식으로 인센티브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