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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김신록·차지연 1인극 '프리마 파시' 개막, 성폭력 피해자가 된 변호사 이야기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8 09:13

수정 2025.08.28 09:13

2019년 호주 초연 연극, 한국 초연
연극 '프리마 파시'에 출연하는 이자람(왼쪽부터), 김신록, 차지연. 쇼노트 제공
연극 '프리마 파시'에 출연하는 이자람(왼쪽부터), 김신록, 차지연. 쇼노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연극계에 ‘지킬 앤 하이드’,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온 더 비트’ 등 1인극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브로드웨이를 강타한 여성 1인극 ‘프리마 파시’가 지난 27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한국 초연에는 공연계 스타 이자람, 김신록, 차지연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품은 인권 변호사 출신 극작가 수지 밀러의 손에서 탄생했으며, 2019년 호주 초연 이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뒤흔들며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무대는 오직 승소만을 좇던 야심만만한 변호사 ‘테사’가 하루아침에 성폭행 피해자가 돼 법 체제와 맞서는 782일간의 고독한 싸움을 그린다. 성폭력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감내해야 하는 가혹한 입증 책임과 제도의 허점을 예리하게 포착했다는 평가를얻었다.

제목 '프리마 파시'는 라틴어로 “겉보기에 입증된 사건”이라는 법률 용어로 자주 쓰인다. 즉, 추가 증거 없이도 주장에 충분한 근거가 있어 보이는 사건을 말한다.

‘프리마 파시’는 2023년 토니어워즈 여우주연상,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즈 최우수 연극상·여우주연상 등을 휩쓸며 현대 연극계에 족적을 남겼다.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고 전 세계 극장에 실황중계(NT Live)로 상영되는 등 폭발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 작품은 단 한 명의 배우가 110분 동안 무대를 홀로 이끌어야 하는 만큼, 한국 초연 무대에 오른 배우들의 면면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자람은 판소리 ‘노인과 바다’, 연극 ‘오셀로’ 등 판소리 창작자이자 배우, 음악감독, 작가 등 국내외 무대에서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아티스트다. 김신록은 영화 ‘전,란’, 넷플릭스 ‘지옥’,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등을 통해 스크린·브라운관·무대를 넘나들며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차지연은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명성황후’ 등에서 폭발적인 무대 장악력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뮤지컬 여제’로 불린다.

연출은 신유청이 맡았다. 그는 연극 ‘테베랜드’, ‘엔젤스 인 아메리카’, ‘와이프’ 등을 통해 날카로운 시선과 치밀한 연출력을 인정받으며 평단과 관객의 주목을 받아온 연출가다.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이어진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