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일본·인도 '반도체 동맹', 日기업 줄줄이 인도행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8 11:26

수정 2025.08.28 11:26

29일 日印 정상회담서 반도체·광물자원 분야 중심 협력 구상 합의
중국 의존 탈피, 기업 간 공동 투자·사업 추진
日 장비·소재 강점과 印 생산역량 연계
도쿄일렉트론, 벵갈루루에 개발 거점 설립…2027년 인력 300명 확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2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2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과 인도가 반도체를 핵심으로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양국 정부는 29일 정상회담에서 관련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이 강점을 가진 장비·소재 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해 공급망 구축을 뒷받침하는 형태다.

28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29일 방일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에 나선다. 양국은 반도체와 광물자원 등을 중점 분야로 하는 협력 틀인 '경제안보 협력 이니셔티브'에 합의하고, 10년간의 행동계획을 바탕으로 기업 간 협업을 뒷받침한다.

중국 의존을 벗어난 공급망 확보가 과제인 가운데 일본 정부는 기업의 투자와 공동사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도쿄일렉트론은 7월 인도 남부 벵갈루루에 개발 거점을 설립, 9월부터 반도체 장비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한다. 2027년까지 인력을 30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30일 미야기현의 도쿄일렉트론 거점을 함께 방문해 연수 시설을 시찰한다. 이 회사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인 타타그룹과 인재 육성에서 협력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비롯한 외국계도 현지 생산을 계획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인도 반도체 산업 규모는 2029년에 현재의 2배인 829억달러(약 115조2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월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월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일본 공급업체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에어워터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질소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뭄바이 주변 등 3곳에 신설한다. 이미 인도 동부 등에서 착공한 공장과 합쳐 약 500억엔을 투자해 2027년 가동을 시작한다. 또 닛폰익스프레스(NXHD)는 반도체 보관용 물류 거점을 내년 이후 인도 3개 도시에 설치해 현지 교통 사정에 맞춘 운송망을 구축한다.

반도체 몰딩 장비 업체인 도와(TOWA)는 4월 뉴델리 인근 하리야나주에 영업 거점을 세웠다.
반도체 소재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진 후지필름도 2028년 전후 인도 서부에 공장을 세울 계획을 밝혔다. 인도 정부는 전력 수급을 위해 발전소·변전소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특정 국가·지역에 중요 자원을 의존하면 비상 상황에서 공급망이 끊길 위험이 있다"며 "세계 각국이 조달처 다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본과 인도는 경제적 결속을 바탕으로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