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폭 3주째 둔화.."시장 경직성 고착"
[파이낸셜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3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역대 일곱 번째 장기 상승 기록으로, 6·27 대출 규제 이후 거래가 급감했음에도 가격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5개 자치구서 상승..광진·성동 오름폭 확대
2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8월 4주(25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올라 전주(0.09%)보다 상승폭이 0.01%p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월 1주차 0.02%로 상승 전환한 이후 30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6월 4주차에는 0.43%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뒤 둔화세로 돌아섰고, 8월 1주차에 0.14%로 반등했다가 또다시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 아파트값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광진구 등 11곳은 상승폭이 확대됐고, 동작구 등 5곳은 전주 수준을 유지했으며, 송파구 등 9곳은 오름폭이 축소됐다.
송파구는 0.20%로 전주(0.29%)보다 오름폭이 0.09%p 줄며 가장 크게 둔화됐다. 이어 서초구(0.15%→0.13%), 강남구(0.12%→0.09%), 용산구(0.10%→0.09%) 등 상급지와 강동·양천·금천·중구도 상승폭이 축소됐다.
반면 광진구(0.09%→0.18%)와 성동구(0.15%→0.19%)는 상승폭이 확대됐고, 마포구(0.06%→0.08%)도 오름세가 이어졌다. 이외에도 동대문·노원·도봉·강북·관악 등이 상승폭을 키웠고, 중랑·서대문·강서·구로·동작구는 전주 수준을 유지했다.
상승률 자체로는 송파구(0.20%)가 가장 높았고, 성동구(0.19%)와 광진구(0.18%), 서초구(0.13%), 영등포구(0.11%)가 뒤를 이었다.
■수도권·전국 혼조세.."공급정책이 해법"
수도권 아파트값은 0.03%로 전주와 같은 상승폭을 보였다. 경기는 0.01%로 상승 전환했고, 인천은 -0.01% 하락해 전주(-0.02%)보다 하락폭이 줄었다. 지방은 -0.02%로 하락폭을 유지했고, 세종은 0.02%로 상승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세가격은 0.02%에서 0.03%로, 서울은 0.05%에서 0.06%로 오름폭이 커졌다. 지방도 0.01%로 상승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30주 연속 상승세가 6·27 대출 규제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시각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거래량은 줄었지만 호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하락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추석 전후 이사 수요와 공급 부족이 겹치면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값 안정을 위해선 공급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9월 초 공급 대책 발표가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수요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3기 신도시 물량 확대나 용적률 상향 등 실질적 공급 대책이 제시돼야 가격 안정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값 장기 상승의 역대 최장 기록은 2020년 6월 2주차부터 시작된 85주 연속 상승이었다. 시기별로는 △2014년 12월 5주차 52주 △2016년 3월 4주차 38주 △2017년 9월 2주차 59주 △2019년 7월 1주차 37주 △2024년 3월 4주차 40주 등 총 6차례 장기 상승 사례가 있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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