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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FO "정부 지분 투자, 파운드리 사업 매각 막기 위한 것"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9 04:12

수정 2025.08.29 04:12

【뉴욕=이병철특파원】인텔은 미국 행정부의 지분 투자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매각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해 130억 달러 손실을 기록했으며 주요 이사진은 파운드리 사업 매각을 요구해왔다. 인텔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야심 차게 파운드리 전략을 주도했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를 해임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 데이비드 진스너가 한 컨퍼런스에서 "이번 거래 구조에는 정부가 인텔의 제조 부문 매각을 막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22년 제정된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라 인텔에 제공한 89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해 인텔의 10%를 보유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또 다른 조건도 담겼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지분을 51% 아래로 낮출 경우, 정부가 주당 20달러에 인텔 지분 5%를 추가 취득할 수 있는 5년짜리 워런트(권리증서)가 발동된다. 사실상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분리·매각하지 못하도록 묶어둔 셈이다.

인텔은 최근 몇 년간 경쟁사 TSMC에 밀려 외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파운드리 사업 철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정부 지분 참여는 그 가능성을 사실상 봉쇄한 것이다. 진스너 CFO는 "정부는 우리가 사업을 분리하거나 매각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이번 워런트는 정부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제약 장치"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최고경영자인 립부 탄은 회사 재무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진스너는 "정부 지분 참여로 추가 자본 조달 필요성이 줄었고 보조금 지급 불확실성을 지분 전환으로 해소했다"며 "현금 확보 면에서 성공적인 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FT는 "인텔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반도체 산업을 넘어 정부와 기업의 경계, 나아가 중앙집권적 산업정책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을 더욱 확산시킬 전망"이라고 전했다.

]2014년 9월 22일 뉴욕주 몰타에 있는 글로벌파운드리 공장. 사진=뉴시스
]2014년 9월 22일 뉴욕주 몰타에 있는 글로벌파운드리 공장.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