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김건희 여사가 지인들과 종묘에서 차담회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고종황제 장증손 이준 의친왕기념사업회 회장이 이에 분노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준 "어느 개인이 지인들과 깔깔거리는 담소장소로 사용한단 말인가"
27일 의친왕기념사업회는 이준 회장 명의의 입장문에서 "저희 직계 조상님을 모신 사당이자 국가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종묘에서 개인이 지인들과 깔깔거리며 담소를 나누는 장소로 함부로 사용한단 말이냐"며 "모두가 지키고 보존해야 할 종묘는 한 개인이 지인들에게 폼 내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카페가 아니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종묘 휴관일에 비공개 구역 망묘루에서 사적 찻자리를 가진 것은 스스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망묘루는 조선왕조 시대 임금님들조차도 예를 갖추며 선조들을 생각하던 신성한 곳이다. 종묘를 신성시하고 경건한 자세로 여기는 직계 후손들은 국가원수 부인의 이러한 행동에 크게 개탄을 금치 못한다"라고 말했다.
또 "저희 황실가족(고종 후손들)은 종묘가 직계 조상님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국민들처럼 입장료를 내고 입장하고,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에 향 한자루, 술 한 잔 올릴 수 없다"고 말한 이 회장은 "그래도 저희 후손들은 이해한다.
"영부인은 왕조시절 왕후가 아니다" 사과 요구
마지막으로 “대통령 영부인은 왕조 시절의 왕후나 대비마마가 아니다. 위대한 국민들이 뽑은 단기 선출직 공무원인 대통령의 부인”이라고 강조한 이 회장은 “대통령 부인이 국가의 문화재 공간들을 자기 것처럼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착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국민에게라도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건희 여사가 종묘 휴관일이던 지난해 9월 3일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망묘루에 지인들을 불러 차담회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가 유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차담회 전날 직원들에게 영녕전을 대청소시키고 냉장고를 옮기게 했으며, 중요한 사적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차담회에 직원들이 배석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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