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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전자’ 다시 보인다…HBM4 순항에 삼성전자 재부상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9 10:42

수정 2025.08.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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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환율, 정책 변수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던 삼성전자에 다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개발이 순조롭고, 이르면 오는 4·4분기부터 초기 생산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증권가에서 힘을 얻으면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날 삼성전자를 업종 톱픽(Top pick)으로 제시하며 목표주가 9만원과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22일에도 키움증권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9만원으로 제시하는 등 이달 들어 9만원 목표가를 설정한 곳은 IBK투자증권까지 총 3곳이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c㎚ D램 기반 HBM4 초기 개발 과정과 성능이 양호하다”며 “최근 내부 양산 승인(PRA)을 통과했고 4·4분기부터 HBM4 초기 생산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HBM4 공급사에 더 큰 폭의 전력소모 절감과 속도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c㎚ 기반 수율을 안정화할 경우 공급 확대의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HBM4E로 갈수록 적층 증가에 따라 공정 난이도가 높아지는 만큼, 조기 수율 안정이 시장 점유율 확대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산업 전반에서도 HBM4는 ‘차세대 표준’으로 확정됐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체(JEDEC)는 지난 4월 HBM4 규격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대역폭과 용량, 효율을 모두 끌어올려 인공지능(AI) 가속기 세대 교체 시대 프리미엄 가격 형성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2·4분기를 저점으로 뚜렷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분기 영업이익이 오는 2·4분기 4조7000억원에서 3·4분기 8조8000억원, 4·4분기 9조2000억원으로 개선되겠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반도체(DS)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 상반기 대비 491% 급증할 전망이다. 2026년에는 매출 328조원, 영업이익 41조원이 예상된다.

주가 체력에 대한 진단도 달라졌다. 김 연구원은 “파운드리 적자 확대와 HBM 공급 지연으로 4년 간 주가가 부진했으나, 내년 신규 고객 확보와 HBM4 공급 확대로 반도체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한 영역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수급은 개선세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의 주식 약 57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각각 5거래일, 7거래일만에 장중 순매수세를 재개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9조원으로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라며 "HBM 출하량 급증과 모바일 D램 가격 급등 효과, 파운드리부문의 영업적자 축소 등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HBM4의 엔비디아 점유율 상승과 파운드리부문의 신규 고객(Qualcomm) 확보 기대감이 주가의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겠다"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