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천대 학생 '대자보', 유승민 '국민장인' 만든 유담 겨냥했다…온라인엔 "조국 딸처럼"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9 16:25

수정 2025.08.29 16:24

오는 9월 1일부터 국립 인천대 개강…무역학과 교수로 국제경영 분야 강의
'에브리타임' 올라온 25학번 재학생…"연구 논문·실적 등 임용 절차 공개"
온라인에도 엇갈린 의견…"조민처럼 조사해야" vs "더 어린 교수도 있다"
지난 2017년 5우러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딸 유담 씨. /사진=뉴시스
지난 2017년 5우러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딸 유담 씨.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승민 전 의원의 딸 유담씨(31)가 국립 인천대학교 교수로 임용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온라인은 임용 절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쪽과 교수의 삶을 시작한 유씨를 응원하는 쪽으로 갈려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인천대 재학생은 29일 공개적으로 학교 측에 유씨의 채용 과정과 임용 절차를 밝히라는 글을 '대자보' 형식으로 올렸다.

학교 관계자는 "관련 글은 파악한 상태"라며 "무역학과 학과장 등에 관련 내용을 보고 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 인천대는 유씨가 2025학년도 2학기 인천대 전임교원 신규 채용에 합격해 글로벌정경대학 무역학부 교수로 임용, 강단에 선다고 밝혔다. 9월 1일 개강과 함께 유씨는 무역학부 국제경영 분야의 전공선택 과목 2개를 맡아 강의할 예정이다.



저는 평범한 25학번 새내기

/사진=에브리타임 캡처
/사진=에브리타임 캡처

대자보 형식의 재학생 글은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공정, 교수 임용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글을 올린 사람은 "저는 평범한 25학번 새내기다. 저는 우리 대학에서 벌어진 한 가지 의문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자 이 글을 쓴다"며 글을 시작했다. 글 말미엔 자신을 '인천대 글로벌정경대학 25학번'이라며 실명을 밝히기도 했다.

글 작성자인 A씨는 '31세 젊은 나이에 조교수로 임용된 유씨'에 대해 "젊은 인재 영입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이례적으로 짧은 경력과 배경을 두고 깊은 의문을 품는 학우들이 많다. 저 역시 그 중 한명"이라며 "이토록 이례적인 '초고속' 임용, 과연 공정했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교수 임용이 쉽지 않은 현실과 유씨의 상황에 차이가 크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교수가 되는 길은 험난하기로 유명하다. 박사 학위 딴 후에도 보통 2년에서 7년 간 박사 후 연구원이나 강사로 일해 연구 실적 쌓아간다"면서 "유담 교수는 전기 학위수여자 임에도 1년도 되지 않아 2학기부터 전임 교원의 자리에 올랐다"며 "비정상적인 속도의 임용이 과연 능력 만으로 가능했던 것인지, 우리는 그 과정을 투명하게 알고 싶다"고 짚었다.

학교 측을 향해 투명한 절차의 기준도 물었다.

A씨는 "대학 측은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지만, 유명 정치인의 딸이 아니었더라도 이렇게 짧은 경력으로 임용될 수 있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 많은 경쟁자를 제칠 만큼 탁월했다는 연구 논문이나 실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특히 학술 데이터베이스상 논문 인용 횟수가 매우 적다고 한다"며 "우리는 무작정 의심하려는 게 아니다. 유명 정치인의 딸이라는 배경이 혹시 임용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닌지, 그 합리적인 의문에 대해 학교가 속 시원히 답 해주시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의 노력이 존중 받는 사회가 되기를 원한다는 바램도 전했다.

그는 "이 땅의 수 많은 학생들은 피땀 흘려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배경이 아닌 오직 실력과 노력만으로 공정하게 평가 받는 사회를 꿈꾼다"면서 "대학은 오직 실력과 노력만이 통하는 공정한 장이 돼야 한다. 인천대는 유담 교수의 채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 해 달라"고 마무리했다.

A씨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지적할 만 하다. 저 나이 정교수는 공대 자연대도 찾아보기 힘들다", "'절차를 공정하게 공개해 달라'는 주장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아버지가 유명 정치인이거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 만으로 무조건 비판하는 게 맞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이 "어린 나이에 조교수 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라면 의문이 커질 수 있는데, 검색만 해도 더 어린 나이에 조교수 임명된 사례가 있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는 유씨를 옹호하자 또 다른 네티즌은 "엄연히 등록금 내고 다니는 학생이라면 대학 측의 운영 방식에 대해 물어볼 권리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학생을 두둔하기도 했다.

온라인엔 엇갈린 의견…소환된 '조국 딸'

조민씨(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출처=조민SNS, 뉴시스
조민씨(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출처=조민SNS, 뉴시스

이날 재학생의 글이 나오기 전부터 유씨의 교수 임용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엔 의혹과 비판, 응원 등 다양한 의견을 담은 글들이 올라왔다.

옹호하는 쪽은 주로 유승민 전 의원의 현재 상황을 이야기했다.

"유승민은 아무 힘도 없고 계파도 없다. 유담을 뽑아서 얻을 게 뭐가 있냐"라거나 "유승민이 차라리 그럴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 등의 글이다.

특히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의 딸 조민씨 처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글들이 많았다. 조씨는 과거 의대 입시 과정에서 허위 이력과 위조 표창장 등을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고려대와 서울대 대학원, 부산대 의전원은 입학 취소를 결정했고 조씨는 의사면허도 반납했다.

지난 23일 온라인엔 "'국민장인', '미모' 이런 이런 헤드라인 달면서 띄워주듯 보도하는 걸 보니 화가 난다, 공정 좋아하는 그 세대 뭐하냐"면서 "조국 일가는 봉사 활동까지 탈탈 털어 대고 언론은 집 앞에서 배달원에게 음식 메뉴까지 물어가며 스토킹 하듯이 굴어 대던 모습이 기억난다"는 글이 올라왔다.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엔 "유승민 딸 유담씨, 적법적인 절차인지 불법적인 게 있었는지 수사하는 게 임무다. 조국 딸 조민씨에게 했던 것과 절차가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수십 수 백 번 해서 명명백백하게 파고 들어가야 하고 필요하면 특검까지 가야 한다. 유죄, 무죄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유씨의 임용에 문제가 없다는 글도 올라왔다.

또 다른 커뮤니티엔 인천대에 임용된 조교수들의 이력을 가져온 뒤 "유씨의 이력과 비벼볼 만한 사람들"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유씨가 인천대의 최연소 임용 교수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28세에 전임교원으로 임용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대 측도 임용 사실을 알리면서 "유씨가 전임교원으로 합격했다"며 "인사위원회의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 임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