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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라 스트라이핑 아세요…美 무알코올 음료 시장 폭풍 성장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30 08:47

수정 2025.08.30 08:47

【뉴욕=이병철 특파원】미국에서 무알코올 음료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음주를 줄이거나 아예 끊는 인구가 늘면서 무알코올 와인·맥주·증류주가 새로운 소비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무알코올 주류 소매 판매액은 8억 2300만달러(약 1조 1000억원)에 달했다고 A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판매 증가세는 음주를 완전히 중단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알코올과 무알코올 음료를 병행하는 소비 행태, 이른바 '지브라 스트라이핑(Zebra Striping)' 확산이 주도했다. 실제로 NA(Non-Alcoholic) 음료 소비자의 90% 이상은 여전히 알코올 음료도 함께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알코올 음료는 외형·향·맛에서 일반 주류와 유사하면서도 알코올 도수는 0.5% 이하로 제한된다. 이는 잘 익은 바나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음주로 인한 취기를 원치 않는 소비자들이 운동 전후나 운전 시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공중보건 측면에서도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하즐든 베티포드 재단은 무알코올 음료 확산이 전반적인 음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알코올 음료와 무알코올 음료를 병행하는 소비자 다수가 "실제 음주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존재한다. 일부 음료는 탄산음료와 시럽을 혼합해 당분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성인의 하루 첨가당 섭취를 여성 6티스푼, 남성 9티스푼 이하로 권장하지만, 탄산음료 한 캔(355㎖)만으로도 10티스푼에 달해 기준을 초과한다.
또 무알코올 음료는 알코올과 유사한 특성 탓에 알코올 중독 치료 초기 환자에게는 갈망을 자극할 위험도 있다.

전문가들은 무알코올 음료가 전체적으로는 건강에 긍정적인 흐름이지만, 모든 소비자에게 일률적으로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NA 음료는 개인의 상황과 회복 단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소비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 위험과 음주 습관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논알콜릭 연출컷. 사진=뉴시스
클라우드 논알콜릭 연출컷.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