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박찬욱 감독, 월드 프리미어 이후 소감 전해
[파이낸셜뉴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이탈리아 베니스의 금요일 밤을 사로잡았다.
‘어쩔수가없다’가 29일 오후 9시 45분(현지시간) 베니스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진행했다.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한 가운데, 1032석의 좌석을 채운 관객들은 기립박수와 찬사를 보내며 영화제의 밤을 화려하게 물들였다.
각국 뜨거운 취재 열기, 호평 쏟아져
30일 CJ ENM에 따르면 공식 상영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서 박찬욱 감독과 배우들은 각국 매체의 뜨거운 취재 열기에 여유로운 미소로 화답했다. 상영이 끝나자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환호가 약 8~9분 동안 지속됐다.
박찬욱 감독은 첫 공개 후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는데, 영화를 본 분들이 찾아와 모두 재미있다고 말해주더라. 그 말이 진심이길 바란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주요 외신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REUTERS)는 "박찬욱 감독이 20년의 구상 끝에 완성한 블랙코미디이자, 직업 불안정과 AI·자동화 시대의 현장을 날카롭게 풍자한 사회 풍자극"이라고 썼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유려하면서도 단단한 자신감이 돋보이는 서사의 추진력. 일종의 코미디 풍의 소동극처럼 시작하지만, 이내 전혀 다른 장르로 변신한다. 가족의 붕괴, 가장의 위기, 그리고 국가의 현주소를 그려낸 초상”이라고 평했다.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박찬욱이 현존하는 가장 품위 있는 감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자 매혹적인 블랙 코미디”라고 설명했고, 미국 영화 전문 온라인 매체 인디와이어는 “박찬욱 감독의 탁월하고, 잔혹하고, 씁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자본주의 풍자극. 이병헌의 유려한 연기는 박찬욱 감독의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톤을 지탱하는 핵심이다”고 평가했다.
주요 매체의 필진들 역시 SNS를 통해 호평을 쏟아냈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온라인 매체 스크린랜트의 잭 월터스는 “날카롭고 지적인 스릴러로, 끊임없이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블랙 코미디적 색채가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영화 전문 온라인 매체 & 팟캐스트 플랫폼 넥스트 베스트 픽쳐의 조쉬 패럼은 “박찬욱 감독의 또 하나의 독창적인 작품. 이병헌은 강렬하고도 날카로운 연기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기반의 온라인 영화 매체 플릭피스트의 달라스 킹은 “웃기고, 진심 어린 동시에 공포스럽다. 이 세 가지가 완벽히 어우러진 영화”라고 전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박 감독은 "(주인공이) 자신의 인간성을 희생하면서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하는 모든 끔찍한 노력은 궁극적으로 가족의 (도덕적) 붕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 "20년 동안 포기못한 이유..."
앞서 29일 오후 2시 10분(현지시간)에는 '어쩔수가없다'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했다.
CJ ENM에 따르면, 준비 과정에 대해 묻는 질문에 박찬욱 감독은 “20년 동안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사람이든 이야기를 들려주면 늘 공감하고 시의적절하다고 반응해 주었기 때문”이라며 “언젠가는 반드시 영화로 완성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함께한 소감을 묻자 이병헌은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무척 흥미로울 것 같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손예진은 “스토리가 강렬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비극적이었다. 모든 것이 함축된 시나리오를 읽고 ‘엄청난 영화가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희순 역시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다. 블랙 코미디의 색채가 뚜렷해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영화를 왜 극장에서 봐야 하는지 새삼 깨달았다. 근사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영상, 멋진 음악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영화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염혜란은 “만약 20년 전에 이 영화가 완성됐다면 나는 함께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참여는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9월 24일 국내 개봉 예정.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