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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을버스 "1200원 따로 받겠다"...환승체계 이탈 검토 예고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31 15:26

수정 2025.08.31 15:26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 서울시가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환승체계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 서울시가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환승체계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 서울시가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환승체계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을버스가 대중교통 환승체계에서 이탈할 경우 시민들은 지하철·시내버스와 별도로 1200원을 마을버스 탑승 시마다 지출해야 한다.

8월 31일 운송조합 측에 따르면 매년 마을버스 업체들이 감당 중인 적자는 약 1000억원에 달한다. 조합측은 "서울시가 손실액의 30~40%만 지원하고 물가·임금 상승을 반영한 재정지원도 충분히 하지 않아 업체들의 적자는 계속 쌓이고 있다"며 재정지원 확대를 주장했다.

마을버스는 사기업이 운영하는 민영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버스요금은 서울시가 고시하는 대중교통 통합요금제에 따라 결정된다.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적자를 서울시는 시 예산을 투입해 일정부분 보전하고 있다. 차량 구입비, 인건비, 연료비, 정비·보험료, 감가상각비 등 실제 운영에 드는 ‘표준원가’를 산정하고 원가 대비 수입이 부족한 부분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조합 측은 운송원가 현실화를 비롯해 환승 통합 운임 정산 합의서 개정 등의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재정 지원 확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9월부터 환승 체계 이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민이 집에서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시내버스 등 승강장으로 이동해 탑승할 경우 현재 환승할인 혜택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시민이 지불하는 이용금액 총액이 줄어드는 만큼 각 대중교통 주체들이 일정부분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마을버스에서 지하철로 환승하면 1인당 524원, 시내버스로 환승하면 833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서울 마을버스 요금은 1200원으로 경기(1450원), 부산(1480원), 광주(1250원), 대구(1500원) 등과 비교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서울시는 매해 늘려온 지원액을 추가로 확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는 마을버스 적자 지원을 위해 2022년 495억원, 2023년 455억원, 2024년 364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예산에도 415억원을 책정해 뒀다. 반면 조합측은 매년 1000억원 가량의 적자가 환승 등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고 있다며 맞서는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8월 28일 "마을버스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예산 효율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운행하지 않는 버스에도 보조금이 지급되는 등 오히려 비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부분이 있다고 봤다. 노선별 수요에 맞춘 운행 횟수·배차시간 현실화, 실제 운행 대수 기준의 보조금 산정 및 운행률 연동 인센티브 도입, 운수사별 회계법인 지정 및 정기 점검 등 조치를 통해 적정 예산 안에서 마을버스 운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현재 자치구와 운수사간 적정운행횟수에 대한 협의가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10월까지 노선별 시범운영과 운수종사자 휴게시간, 충전을 위한 공차거리 등도 추가 반영해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합측은 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용승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자조합 이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시가 마을버스의 요구 사항을 끝까지 외면한 채 책임을 회피한다면 결국 환승 탈퇴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