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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카고 군대 투입 초읽기, 현지 주지사 "침공" 비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1 08:11

수정 2025.09.01 14:34

민주당 소속 일리노이 주지사, 트럼프의 군 투입 예고에 "침공" 비난
트럼프가 내년 중간선거 앞두고 민주당 도시 겨냥한다고 주장
이르면 2일부터 연방요원 도착할 듯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주방위군 투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주방위군 병력과 대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주방위군 투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주방위군 병력과 대치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LA), 8월 워싱턴DC에 이어 시카고에 군대 투입을 예고한 가운데 주(州)정부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의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트럼프의 연방정부가 야당의 주정부를 “침공”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소속인 프리츠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트럼프의 병력 투입 예고를 언급했다. 그는 "주정부의 동의 없이 병력을 배치한다면 미국 병력에 의한 침공"이라고 말했다. 프리츠커는 "그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 함께 군대를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곧바로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며 소송을 예고했다.

프리츠커는 "나는 군대가 미국 도시의 거리에 있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건 미국답지 않으며, 미국 대통령은 더 잘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이번 대통령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는 책을 전혀 읽지 않았고, 헌법이나 법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의 군 투입에 대해 "범죄와의 전쟁 외에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 잠룡으로 불리는 프리츠커는 트럼프가 "2026년 (중간)선거를 중단시키거나 솔직히 말해 그 선거를 통제하려는 것이다. 그는 그저 선거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서 현장에 군대를 투입해 통제권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도 이민자 단속을 계획하고 있다며 LA와 시카고, 보스턴 모두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취임 전부터 불법이민자 단속 강화를 주장했던 트럼프는 지난 6월 ICE를 동원해 캘리포니아주 LA에서 대대적인 체포 작전에 나섰다. 그는 ICE 작전에 따른 저항이 커지자 주방위군을 투입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11일에도 워싱턴DC의 치안에 문제가 많다며 주방위군을 배치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시카고의 치안이 “재앙”이라며 연방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8일 보도에서 관계자를 인용해 ICE가 시카고에서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에 나설 예정이며 국토안보부 및 인근 해군 기지와 협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국토안보부 요원 선발대가 이르면 2일부터 시카고에 진입한다고 전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CBS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시카고를 비롯한 일리노이주 전역에서 ICE 작전을 지속하고 있지만, 해당 작전에 추가 자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카고에 군 병력 투입 가능성에 대해 "그건 대통령과 그의 결정에 달린 권한"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조처하지 않았다면 오늘 LA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 시장에게 맡겨졌다면 불타버렸을 거라는 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프리츠커의 CBS 인터뷰 당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지난 주말에 시카고에서 6명이 숨지고 24명이 총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하고 한심한 일리노이 주지사는 범죄 예방에 도움이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는 미쳤다.
그가 사태를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가 간다!”라고 예고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오른쪽)가 현지 경찰관과 대화하고 있다.AP뉴시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오른쪽)가 현지 경찰관과 대화하고 있다.AP뉴시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