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성 개인 통산 9호 홈런... 생애 첫 인사이드 파크 더 홈런
마무리 박영현에게 뽑아낸 김규성의 기적
마무리 박영현에게 뽑아낸 김규성의 기적
[파이낸셜뉴스] 야구는 늘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가장 큰 감동을 선사한다. 8월의 마지막 날,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는 그 증거였다. 주인공은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이름, KIA 타이거즈의 김규성이었다.
8월 31일 수원 kt위즈 파크 8회초 2사 2루, 긴장감이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 4-4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 위에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불리는 박영현이 서 있었다.
그 순간, 야구장은 숨을 멈췄다. 우익수 안현민이 몸을 던져 쫓았지만 펜스와 충돌하며 공을 잡지 못했다. 공은 저 멀리 튀어나왔고, 순간의 공백을 놓치지 않은 김규성은 망설임 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스티븐슨이 급히 공을 내야로 던졌지만 이미 늦었다. 김규성은 홈플레이트에 미끄러지듯 들어와 인사이드 파크 더 홈런을 완성했다.
이날의 홈런은 올 시즌 세 번째, KBO 통산 102번째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었다. 무엇보다 김규성 개인에게는 첫 인사이드 파크 더 홈런이었다. 통산 9번째 홈런 중에서도 단연 잊지 못할 한 방. 그것도 세이브 1위, '불세출의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터뜨린 홈런이었기에 더욱 값졌다.
사실 김규성의 올 시즌 타율은 0.235에 불과하다. 화려한 타격 지표를 자랑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KIA에 있어 그는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은 존재’다. 2루, 3루, 유격수를 가리지 않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그리고 113경기를 나서며 언제나 묵묵히 팀을 지탱해 온 버팀목이다. 모 KIA 관계자의 말처럼, “항상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는 성실한 선수”다.
비록 KIA는 이날 6-4로 역전을 만들고도 9회 뼈아픈 재역전패(6-7)를 당했다. 팬들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러나 패배 속에서도 김규성이 만들어낸 장내 홈런은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남겼다. 그것은 단순한 점수가 아니라, 무명의 선수가 보여주는 투혼과 집념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야구는 기록으로 남지만, 감동은 기억으로 남는다. 김규성의 장내 홈런은 2025년 여름, KIA 팬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기억이 될 듯 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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