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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반정부 시위 고비 넘겨...의원 혜택 철폐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1 11:46

수정 2025.09.01 11:46

인도네시아, 반정부 시위 촉발한 국회의원 수당 및 혜택 철폐
현지 학생 단체, 일단 1주일 시위 멈추고 관망
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불타는 경찰서 앞을 지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불타는 경찰서 앞을 지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부터 인도네시아 전역을 휩쓸었던 국회의원 특혜 반대 시위가 일단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지 정부는 문제가 된 국회의원 수당을 삭감한다고 선언했으며, 시위에 참여했던 최대 학생 단체는 1주일 동안 사태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1일 인도네시아 일간 매체 콤파스는 관계자를 인용해 현지 최대 학생 연합체인 '인도네시아학생집행위원회'가 이날 수도 자카르타에서 반정부 시위를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학생위원회 관계자는 "자카르타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해 오늘은 거리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시위는 계속할 예정"이라면서도 "향후 1주일 동안 상황을 보고 (시위 지속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같은 단체의 다른 관계자는 "1일이 아니라 2일부터 시위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학생 외에도 반정부 시위에 참여 중인 노동자 단체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자카르타 외 수라바야, 반둥, 파푸아 등 다른 도시에서 진행된 시위들의 지속 여부도 불확실하다.

현재 전국을 휩쓴 반정부 시위는 지난달 25일 자카르타에서 시작됐다. 당시 현지 매체들은 인도네시아 하원의원 580명이 지난해 9월부터 1인당 매월 5000만루피아(약 430만원)의 주택 수당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해당 금액은 자카르타 월 최저임금인 540만 루피아(약 45만6000원)의 약 10배에 달한다. 매체들은 인도네시아 의원들이 매월 받는 돈이 주거수당을 합해 1억루피아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원들의 막대한 수당에 분노한 자카르타의 노동자 및 학생 단체들은 거리로 나와 정부를 규탄했다. 시위는 지난달 28일 오토바이 배달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21)이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면서 전국으로 퍼졌다. 미국 AP통신은 이번 시위로 아판을 포함해 모두 6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원 지도자들이 (주거) 수당과 해외 출장을 포함한 여러 정책을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라보워는 "초법적, 불법적 행동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일부는 반역과 테러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찰과 군에 기물 파손이나 약탈 등 폭력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프라보워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오는 3일 중국 전승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시위로 중국 방문을 취소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