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보험업계 직격한 이찬진 금감원장 "금융소비자보호 위해 경영진 책임 묻겠다"

박소현 기자,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1 17:32

수정 2025.09.01 17:29

상품 설계부터 소비자보호 관점 관철이 가장 중요 소비자보호 조직문화에 내재하고 CEO 앞장서야 압박 다음 과제는 판매 단계에서 불완전판매도 시정 ‥ 감독강화 시사 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도 밝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제일 중요한 부분은 상품 설계부터 소비자 보호 관점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잘못된 보험상품 설계가 불완전판매에 따라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고 의료체계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상품을 설계하고 심사하는 단계부터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이를 책무구조도에 반영하라는 것이다.

현장점검을 통해 상품 개발 내부통제가 이행되지 않는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조치하고 판매 단계에서도 불완전판매를 시정하는 감독 강화 방침도 밝혔다. 이 원장은 분쟁 조정 자체를 강제하는 편면적 구속력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하는 등 금감원 전체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에 전력할 전망이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보험의 본질은 '소비자 보호'에 있음을 명심하고 이를 업무 전반에 반영해 주시길 바란다"며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진이 앞장서서 소비자의 관점을 우선시하는 조직문화를 내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상품 설계부터 심사 단계에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단계별 내부통제가 책무구조도에 반영하라는 것이다. 특히 이 원장은 상품 설계부터 소비자보호 관점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 자신의 입장일 뿐만 아니라 금감원 내부의 컨센서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원장은 "단기 매출이나 수익성에 치중해 상품개발 관련 내부통제가 이행되지 않는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불완전판매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지목했다. IFRS17 시행 이후 보험사 간 판매 경쟁 과열, 상품쏠림 심화가 불완전판매, 부당한 보험갈아타기,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 판매 단계에서의 불완전 판매를 시정하기 위한 부분들이 강화될 방침"이라며 감독 강화를 시사했다.

이 원장은 보험시장의 만연한 문제로 △과도한 보험 판매수수료 지급 △고액의 정착지원금이 오가는 설계사 스카우트 △GA의 부실한 내부통제와 불건전 영업 등 지목하면서 보험시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가용한 감독 및 검사자원을 집중해 행위자 뿐만 아니라 '경영진'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편면적 구속력 제도' 도입 계획도 추가로 밝혔다. 편면적 구속력 제도는 분쟁 조정 자체를 강제하는 것으로, ‘소액’ 금융분쟁에 한해 분조위의 조정안을 금융 소비자가 수락하면 금융사는 이를 의무적으로 수용하도록 한 것이 제도의 핵심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내건 공약으로, 국정기획위원회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을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기구의 본질적인 미션이 금융 소비자 보호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공감하고서 이 부분에 방향성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이 원장이 모두 발언에서 소비자 보호를 강도 높게 강조했음에도 보험사가 보험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해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 지속 성장을 저하하는 과당경쟁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원 해소를 위한 노력, 시장 질서 교란하는 상품을 통한 양 중심 경쟁 등이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