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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불확실성 내년까지 이어질땐... 韓 성장률 올해만 0.17%p 깎일것"[8월 수출 역대 최대]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1 12:00

수정 2025.09.01 18:16

한은, 美 무역정책 영향 분석
"관세 불확실성 내년까지 이어질땐... 韓 성장률 올해만 0.17%p 깎일것"[8월 수출 역대 최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2%p 가까이 주저앉을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경고가 나왔다. 추가경정예산 집행에도 대미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과 투자 진행 속도가 느려지고, 가계도 위험회피 성향이 커지면서 소비를 줄여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한은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리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관세 실현 여부와 별개로 불확실성만으로도 경제성장률은 하방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제주체의 심리가 위축되고 주가가 하락하면서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져서다.

주진철 한은 경제모형실 금융모형팀 차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고율의 관세 인상을 예고한 후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시행 여부와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특징을 갖는다"며 "이런 협상 전략은 미래 지향적인 이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면서 관세 인상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충격은 한국 경제성장률을 올해 0.13%p, 2026년 0.16%p 끌어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 충격이 올해 3·4분기 중 상당폭 완화되는 상황을 가정한 결과로, 향후 반도체 관세 등 잠재 리스크를 반영한 수치다.

문제는 불확실성 충격의 지속기간이 길어질수록 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확대된다는 점이다. 만약 높은 수준의 관세 불확실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각각 0.17%p, 0.27%p의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최악의 상황으로 트럼프 2기 내내, 즉 오는 2028년까지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0.19%p, 0.34%p 갉아먹게 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28일 "2차 추경 등이 성장률을 0.2%p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 점을 감안하면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확장 정책의 효과를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상쇄하는 셈이다.


한은은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최근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내년까지 불확실성 충격이 지속될 경우에 비해 대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는 상황에서는 성장률이 올해 0.04%p, 내년 0.11%p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주 차장은 "큰 틀에서 미국과 합의가 이뤄졌으나 세부적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을 수 있다"며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재차 증대되지 않도록 긴밀한 통상협의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