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기준 1인 구매액 35만6천원
객단가, 4년만에 10분의 1 토막
K팝 등 관광객 쇼핑행태 달라져
임대료는 그대로… 곳곳서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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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91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조65억원)보다 8.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구매객은 236만여명에서 258만여명으로 9.2% 늘었다.
올 들어(1~7월) 면세점 평균 인당 구매액은 43만4000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준(50만원)을 밑돌았다. 특히 6월 대비 7월에는 구매객이 2.2% 늘었지만 구매액은 22.1% 급감했다. 이 같은 추세는 외국인 관광객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7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보다 23.1% 늘고 면세점 구매객도 25.1% 증가했지만, 정작 구매액은 14.2% 줄었다. 업계는 경기 침체와 중국 경기 둔화를 원인으로 꼽는다. 면세점 관계자는 "방문객은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 특히 중국 경기 부진으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행태 변화에 따른 구조적 한계가 더 큰 요인이다. 올리브영은 체험존 운영, 간편 결제 서비스 강화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지만 면세점은 한정된 공간과 상품군 탓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화 콘텐츠 덕분에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늘고 있지만 쇼핑 행태가 달라지면서 면세업종은 과거보다 어려워졌다"며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행을 계기로 마케팅과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크다"고 말했다.
면세점들은 명품과 K콘텐츠를 앞세워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김해공항점에 '부산샌드', 김포공항점에 K마켓을 열어 K푸드 라인업을 확대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듀플렉스에 루이비통 뷰티 매장을 열고 셀린느 남성 라인을 강화하는 등 객단가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갈등은 악화일로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매출은 줄었는데 여객 수에 비례해 책정되는 임대료는 줄지 않는다"며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 조정도 결렬되면서 이들 면세점의 인천공항 철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 증가만으로는 과거처럼 매출이 회복되기 어렵다"며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춘 전략과 임대료 현실화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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