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있지와 스파이스 걸스, 이 조합 실화야?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1 18:41

수정 2025.09.0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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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케이팝드’
팝 레전드와 K팝 아티스트 만남
패티 라벨·보이즈 투 맨 등 참여
'케이팝드' 있지와 스파이스 걸스의 무대 애플TV+ 제공
'케이팝드' 있지와 스파이스 걸스의 무대 애플TV+ 제공
데뷔 65년차 R&B·소울계의 전설, 패티 라벨이 4년차 다국적 걸그룹 빌리 멤버와 함께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는 장관이 펼쳐졌다. 지난 8월 29일 애플 TV를 통해서 공개된 글로벌 음악 경연 시리즈 '케이팝드(KPOPPED)'를 통해서다.

CJ ENM과 호주의 유레카 프로덕션이 공동제작한 '케이팝드'는 K팝 아티스트와 팝 레전드들이 한 무대에서 팀을 이뤄 히트곡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전례없는 프로젝트. 공개 전부터 싸이와 메건 더 스탤리언의 출연, 패티 라벨·보이즈 투 맨·보이 조지·있지(ITZY) 등 초호화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케이팝드' 이연규 PD는 이날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2021년 CJ그룹 이미경 부회장과 팝스타 라이오넬 리치의 대화에서 출발했다"며 "K팝의 매력을 전하고, 음악이 가진 보편적 힘으로 전 세계인이 하나 되는 무대를 만들자는 발상이었다"고 프로그램의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K팝 스타와 해외 팝스타가 처음 만나 48시간 안에 무대를 완성하는 게 가능할까. 그는 "큰 도전이고 숙제였다"며 "처음에는 어색하고 합을 맞추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모두에게 도전이 된 이 숙제를 아티스트마다 다르게 해결한 방식이 관전 포인트이자 기존 음악 경연과 다른 '케이팝드'의 색깔"이라고 말했다.



싸이와 메건 더 스탤리언을 비롯해 출연진 섭외는 의외로 순조로웠다. 그는 "해외 팝 아티스트들은 K팝 가수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을 매우 흥미롭게 여겼다. 대부분이 솔로 혹은 소규모로 활동해온 이들이 여러 명의 아티스트와 동선을 맞추고 화합하는 과정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평했다.

특히 80대 패티 라벨과 20대 빌리의 무대는 제작진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PD는 “처음엔 나이와 경력 차이가 너무 커서 조심스러웠다”며 “그런데 라벨 선생님이 빌리 멤버들을 손녀처럼 다정하게 챙겨줬다. 특히 제작 중반쯤 모두가 지쳐있을 때 녹화가 진행됐는데, 진심을 다해 열창하는 모습을 보고 울컥해 눈물이 났다”고 돌이켰다.

“성탄절을 앞두고 리허설 대기 중이던 R&B 보컬 그룹 보이즈 투 맨은 갑자기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아카펠라로 부르며 관객과 교감했다”며 떠올렸다. 또 걸처클럽 리드보컬이자 싱어송라이터 보이 조지는 “무대에서 직접 한국어 가사를 부르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내 공연 중 한국어 가사를 넣었다. 그는 “관객과 소통하려는 적극적 태도가 감동적이었다”고 회상했다.

“K팝의 ‘엔딩 요정’ 문화를 설명했을 때, 팝스타들은 처음엔 이해 못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내 카메라 몇 번이야?’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더군요. 마지막까지 엔딩 요정 컷을 확인하고 내려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있지와 스파이스 걸스 멤버들이 함께한 무대, 라틴 팝 주자 제이 발빈과 에이티즈의 폭발적인 호흡, 케샤와 JO1의 무대 등도 강렬하게 남았다고 한다. 시즌2 제작에 대해서는 “시즌1이 얼마나 사랑받는지가 관건”이라며 웃었다.


"문화적, 언어적 소통과 차이를 뛰어넘고 잘 완성돼 정말 뿌듯하고, 음악이 가진 힘을 다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