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일가 가상화폐 WLFI 출시로 "7조원 자산 확보"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2 16:14

수정 2025.09.02 14:57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일가가 소유한 암호 화폐 기업 월드리버티 파이낸셜(WLFI)이 3개월 전 3억 달러의 펀딩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게재한 영상.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들들과 함께 설립한 암호화폐 벤처기업 '월드리버티 파이낸셜(WLFI)'이 발행한 토큰이 이날부터 공개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코인마켓캡 홈페이지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일가가 소유한 암호 화폐 기업 월드리버티 파이낸셜(WLFI)이 3개월 전 3억 달러의 펀딩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게재한 영상.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들들과 함께 설립한 암호화폐 벤처기업 '월드리버티 파이낸셜(WLFI)'이 발행한 토큰이 이날부터 공개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코인마켓캡 홈페이지 뉴시스


[파이낸셜뉴스]트럼프 일가의 가상화폐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이 1일(현지시간) 가상화폐인 WLFI 코인을 출시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한국 업비트, 빗썸을 비롯해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했다.

코인베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8분(미국 동부 시간) WLFI 코인은 0.22달러에 거래됐다. 시작가였던 0.26달러에 비해 15% 이상 떨어졌지만 트럼프 일가는 이날 새 가상화폐 출시로 최대 50억 달러(약 7조원)의 자산을 확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사실상 기업공개(IPO)와 유사한 성격으로, 그간 비공개로만 매입 가능했던 WLFI 토큰을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동안 WLFI를 통해 개인적으로 이 코인을 구매한 사람들은 토큰을 교환할 수 없었다.

거래는 폭발적으로 시작해 가상화폐 분석업체 코인마켓캡 자료에 따르면 거래 시작 한 시간 만에 약 10억 달러 규모의 손바뀜이 발생했다.

WLFI 코인 출시로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60억 달러(약 8조 3600억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수십 년간 유지해온 부동산 자산 가치를 뛰어넘는 규모로, WLFI는 트럼프 일가의 최대 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본인을 포함해 가족은 전체 WLFI 코인의 약 4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아들들은 WLFI 공동 창립자이며, 자신은 '명예 공동 창립자'로 이름을 올렸다.

WLFI 코인의 이날 가격은 지난해 투자자들이 개인적으로 코인을 살 때 지급한 0.015달러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만, 이들 투자자는 보유 물량의 5분의 1만 우선 거래할 수 있다.

트럼프 일가는 이 외에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밈코인 '$Trump'의 약 80%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소유 신탁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운영하고, 암호화폐를 직접 매입·보유하는 상장 기업 트럼프 미디어의 절반 이상 지분을 갖고 있다. 해당 지분의 가치는 약 25억 달러(약 3조 4700억 원)에 달한다.

WLFI 거래 개시를 앞둔 올여름 트럼프의 가상화폐 기업은 상장사를 인수하고 투자자들로부터 7억 5000만달러(약 1조 400억원)를 모금해 암호화폐를 매입했다.

다만 암호화폐 특성상 가격 변동성이 커 실제 자산화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WLFI 초기 투자자들은 지난해 토큰당 1.5센트에 매입했지만, 이번 거래에서 일부만 매도하도록 제한됐다. 또 올해 1월 출시된 $Trump 코인은 초기에 급등했다가 곧바로 폭락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WLFI가 백악관의 도움을 기대하는 파트너와 투자자들에 의해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WLFI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1은 바이낸스가 떠받쳐 왔는데, 자금세탁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자오는 대통령 사면을 요구한 전력이 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나 가족은 이해충돌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잭 위트코프 WLFI 최고경영자(CEO)도 "순수하게 민간사업일 뿐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위트코프 CEO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의 아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WLFI를 출범시키며 "이번에는 암호화폐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