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헬스

"여름철, 차에 놔둔 생수병 절대 마시면 안돼"..섬뜩한 경고 나왔다 [헬스톡]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02 12:57

수정 2025.09.02 12:44

차안에 방치된 생수병. 게티이미지뱅크
차안에 방치된 생수병.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차량이나 무더운 실내에 방치된 플라스틱 생수병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 물질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의 80%가 미세플라스틱과 미공개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암과 불임, 아동의 발달 지연, 당뇨병 등 각종 대사 질환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생수병은 페트(PET)로 제작되는데, 페트병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안티몬, 아세트알데히드, 포름알데히드 등이 있는데, 모두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물질로 지정된 물질들이다.

물론 생수가 생산될 때는 이 물질들이 안전범위 내에서 잘 관리되지만 온도, 자외선, 보관 기간 등에 따라 유해 물질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 보관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차량 내부처럼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플라스틱 생수병에서 독성 물질이 더 빠르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약 27도의 날씨에서 자동차 내부 온도는 단 20분 만에 43도에 도달할 수 있으며, 40분 후에는 47도, 1시간 후에는 50도까지 치솟는다.

생수병을 강한열에 노출시키면 독성 중금속 나와


중국 난징대 연구팀은 플라스틱 생수병을 약 70도의 강한 열에 4주 동안 노출시킨 결과, 플라스틱 병에서 독성 중금속인 안티몬과 비스페놀 A(BPA)가 물에 녹아든 것을 확인했다.

안티몬에 장기간 노출되면 두통, 현기증, 구토, 복통, 수면 부족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폐 염증과 위궤양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비스페놀 A(BPA)는 암, 불임, 심혈관 질환, 조기 사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 연구진 역시 플라스틱 생수병이 약 37도에 가열될 경우 미세입자와 나노입자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반면 약 4도의 냉장고에 보관된 대조군에서는 입자 방출이 거의 없었다.

또한 플라스틱 병에는 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가 포함돼 있는데, 이는 체내 호르몬 생성을 방해하며 매년 미국에서 매년 약 10만 건씩 발생하는 조기 사망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는 프탈레이트가 발달·생식·뇌·면역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고 경고했다.

개봉된 뒤 방치된 생수병, 박테리아의 온상


특히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사람이 섭취하는 식재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인체에 노출될 수 있다.

이미 개봉한 뒤 차량 내부에 방치된 플라스틱병은 입, 손, 공기를 타고 유입된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박테리아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페트병 생수의 세균수 변화를 실험한 결과, 뚜껑을 땄을 때 1mL당 한 마리였던 세균이 입을 대고 한 모금 마신 직후에는 900마리로 급증했다.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4~5시간 만에 세균이 100만 마리까지 늘었다.

생수를 살 때도 보관장소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소매점에서 플라스틱 생수병을 유통할 때 야외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 서울 시내 소매점 272개 중 101개 점포에서 플라스틱 생수병을 야외 직사광선 환경에 노출한 채 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수병을 보관할 때는 햇빛이 비치지 않는 서늘한 곳에 두거나, 냉장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뚜껑을 열지 않은 생수라도 유통기한(6개월)은 지키는 것이 좋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